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을 맡게 된 윤석열(56) 대전고검 검사는 2일 취재진과 만나 현 정권을 상대로 ‘보복 수사’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한마디로 일축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을 맡게 될 윤석열 검사가 2일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다 뒤돌아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
윤 검사는 “앞으로 카메라 앞에 설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특검팀 합류 의사를 밝힌 뒤 “두 번이나 국민적인 관심사를 수사하고 싶었겠느냐”며 당초 수사팀장 제안을 고사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식으로 발령이 나지 않아 뭐라고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박영수(64) 특별검사는 이날도 윤 검사에 대해 “남들은 (윤 검사를) 정치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정치검사라고 보는 것은 정말 잘못 보는 것”이라며 “수사를 잘하는 훌륭한 검사”라고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박 특검은 전날 특검팀 ‘인선 1호’로 윤 검사를 지명하며 “저와 수사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후배로 제가 아주 강권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 윤 검사에게 전화해 팀장을 맡으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고사했다”며 “그래서 ‘나만 여기에 밀어넣느냐, 여기 와서 수사를 통해 (정치검사라는 오명에 대한) 명예회복을 하라’고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윤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있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그는 수사 도중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 절차를 상부 보고 없이 집행한 일로 검찰 내부에서 마찰을 빚었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수사 수위를 낮추기 위한)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고, 그를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해 항명 파동에 휘말렸다. 이후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그는 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