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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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직접한다… 커지는 ‘직접 민주주의’ 목소리

탄핵 촉구하는 ‘박근핵닷컴’, 이틀 만에 청원자 72만명 넘어 / 의원 의결정보 사이트도 개설… 대통령 당선 무효 서명운동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오후 횃불을 든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해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정치권이 박 대통령 탄핵을 놓고 주저하자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퇴진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을 모색하는 단면이다.

‘박근핵닷컴’은 지난 2일 개설된 지 이틀 만에 참가자가 72만명을 넘어섰다. 유권자들이 해당 지역구와 행정동, 국회의원 이름을 검색한 뒤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메시지와 유권자 이름, 이메일을 남기면 해당 국회의원의 이메일로 청원이 전달되는 웹사이트이다.
박근핵닷컴 홈페이지 화면.

해당 의원이 청원 메일에 답변을 하면 이를 취합해 정당별 국회의원의 탄핵 찬반 여부를 그래픽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의민주주의 단점 보완!’이라는 사이트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공개한 ‘탄핵 입장별 국회의원 명단’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국회의원 의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탄핵 소추안 가결에 찬성하는 의원이 172명이며 의결정족수까지 28명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탄핵 찬성 의원과 자진 퇴진을 우선하는 의원의 이름, 소속 정당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렬해 놓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국회의원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국민이 직접 자기 지역구 의원에게 입장을 촉구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6차 집회가 열린 3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일대에서는 제18대 대선선거무효소송인단과 주권당추진위가 박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18대 대선 박 대통령 선거당선 무효소송’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쳤는데 시민들이 평소와 달리 대거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받은 휴대전화 문자. "박지원씨 대체 이정현(대표)하고는 무슨 밀약을 한겁니까??? 국민이 그나마 좋은 말할 때..."라고 적혀 있다.

일부 표적이 된 의원들에게는 ‘테러’에 가까운 성난 민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티즌 추적 등으로 전화번호가 공개된 의원과 해당 사무실에 엄청난 양의 항의 전화와 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 표결 연기를 주장했다가 항의 문자 2만통이 쏟아지는 바람에 입장을 바꾸고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네티즌은 전화번호가 공개된 새누리당 의원들을 대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초대한 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의원들이 카카오톡 서비스에서 탈퇴하는 모습을 캡처해 인터넷에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형님 엘시티 건으로 연락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내 해당 의원이 연거푸 전화를 걸어온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