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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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본 복서' 캥거루와 맞짱 뜬 호주 남성

입력 : 2016-12-05 13:08:37
수정 : 2016-12-05 13: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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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한 남성이 야생 캥거루와 맞붙는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티븐 스터벤라우치 페이스북 영상 캡처.

한 미국인이 호주 친구로부터 받았다며 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1분20초짜리 영상을 보면 호주 아웃백을 지나던 남성 한 명이 차에서 내려 "맥스"를 부르며 급히 달려가고 있다.

영국 온라인 매체 ‘인디100’에 따르면 맥스는 그의 반려견이다. 맥스는 덤불 근처에 서 있는 캥거루를 발견하고서 차에서 내려 그를 쫓았다. 하지만 이내 캥거루에게 헤드록(목조이기)을 당해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었다. 이에 개 주인이 맥스를 구하기 위해 캥거루에게 다가간 것이다. 

캥거루의 몸집은 키 2m, 몸무게 90㎏ 정도. 인간이 다가와도 계속해 개를 붙잡고 있던 캥거루는 남성이 자신에게 덤벼들자 이내 ‘전투 모드’에 돌입한다. 하지만 남성이 불시에 자신의 오른쪽 턱을 가격하자 황당한 듯 멍하니 서 있다가 남자가 천천히 결투장에서 돌아서고 다른 개들도 주변을 맴돌자 ‘복수’를 포기하고 수풀 속으로 사라진다.

18세기 말∼19세기 초 호주 등지에서 열린 캥거루와의 권투 대결과 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보는 ‘복서로서의 캥거루’는 희화화된 측면이 있지만 사실 캥거루의 펀치력은 가공할 만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Kangaroo Boxing Fight’를 검색하면 BBC방송과 내셔널지오그래픽(NGC) 등이 촬영한 캥거루들의 피튀기는 싸움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캥거루의 펀치와 키킹(발차기), 특히 날카로운 발톱은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캥거루에게 공격을 당해 사망한 사례는 1936년 호주 사냥꾼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매년 호주에서는 캥거루에게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은 사례가 수건씩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캥거루와 대결해 무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캥거루와 맞닥뜨리면 가급적 조심스럽게 안전 장소로 대피하고 여의치 않다면 캥거루 발톱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숙인 뒤 손 등으로 얼굴과 장기를 보호하라"고 조언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