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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와의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9일 홈인 대전에서 열린 2라운드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하며 우리카드 창단 이후 첫 패배를 안았던 것을 멋지게 설욕해냈다. 당시 패배 전까지 삼성화재는 우리카드를 상대로 18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한 삼성화재는 승점 22(6승7패)로 승점 20(6승7패)에 그대로 머문 우리카드를 5위로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1~3위에 올라있는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상 승점 25), 한국전력(승점 24)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대한항공전(26.36%)과 비슷한 26.67%의 공격점유율을 보인 박철우는 서브득점 2개 포함 16점을 쏟아부었다. 공격 성공률은 58.33%에 달했고, 범실은 단 3개에 불과했다. 특히 이날 승부가 갈린 3세트에만 9점을 몰아치며 무실 세트 셧아웃에 크게 기여했다. 후위 공격은 45.45%(5/11)로 다소 아쉬웠지만, 오픈 공격 성공률이 무려 62.5%(5/8)에 달했다. 박철우의 복귀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2단 오픈 공격을 타이스에게 맡겨야 했던 삼성화재지만, 국내 최정상급 2단 오픈 해결 능력을 보유한 박철우가 가세하면서 선택지 하나가 더 생기면서 세터 유광우의 경기 운영이 한층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아울러 삼성화재에는 박철우를 제외하고는 위력적인 서버가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는 공격력만큼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지만, 서브는 그렇지 못하다. 원래 플로터 서브를 구사하던 선수라 서브 토스가 좋지 못해 때로는 플로터와 스파이크 서브 사이를 오가는 어중간한 서브를 구사하기도 한다. 서브 범실도 매우 많은 편이다. 이날도 타이스는 에이스 없이 서브 범실만 4개를 저질렀다. 이런 상황에서 강한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할 수 있는 박철우의 존재 덕분에 삼성화재는 그의 서브 차례 때 2~3점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배구 외적인 면에서도 박철우의 복귀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선규의 FA 이적과 고희진의 은퇴로 1985년생의 박철우, 그리고 동갑내기 유광우는 팀내 최고참급 선수가 됐다. 물론 하경민(34)이 있긴 하지만,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데다 몸상태 때문에 아직 붙박이 주전은 아니다. 유광우와 더불어 박철우는 삼성화재에서 대체불가능의 주전인데다 삼성화재에서 오래 뛰며 팀 특유의 배구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여러 차례 우승을 일궈낸 경험도 있다. 그들이 코트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면 지난 2년간 다소 무뎌졌던 삼성화재의 ‘승리 DNA’가 더 크게 발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철우는 이날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2년간 많은 생각을 했다. 빨리 돌아오고 싶었고, 코트가 제 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V-리그 복귀전보다 홈 복귀전인 오늘 더 이기고 싶었다. 주전 라이트 공격수로서 공격이나 블로킹뿐만 아니라 코트에서 제가 해야할 역할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2년간 많이 기다려주셨죠? 기다려주셨을 거라 믿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홈팬들에게 인사했다.
과연 삼성화재가 박철우의 복귀에 발맞춰 5할 승률 회복과 동시에 선두 싸움에 가세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올 시즌 V-리그는 한층 더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