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7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한켠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정부서울청사 앞에 소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이자 집회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주변에 촛불을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트리 모양이 형성됐다. 촛불 사이로는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 즉각완전퇴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열려라 감옥문’ 등의 문구가 적힌 각종 피켓이 놓여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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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트리를 갖다 놓은 김성근(53)씨 부부는 “세월호 아이들이 성탄절을 따뜻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트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트리 주변에는 세월호 상징물과 산타할아버지 인형도 등장했다.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송문호(48)씨는 “이 트리가 세월호 아이들의 추모제라고 생각한다”며 가져온 과일을 제사 양식에 맞춰 배치했다. 그는 “아버지가 5·18 민주화운동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똑같은 세상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과일 사이사이에 음료수와 초코파이 등을 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이날 영하의 강추위에도 전국 각지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촛불을 들었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광화문에만 연인원 80여만명이 집결했다”며 “부산 10만명, 광주 7만명 등 지역에도 24만34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안 처리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는 내려와라”, “김기춘·우병우도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일대에 모인 순간 최대인원이 오후 7시30분 현재 12만여명이라고 추산했다.
유태영·김청윤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