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9일까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했던 김 전 내정자는 탄핵안 가결과 함께 총리 내정자로서의 활동을 접었다.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마지막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전 내정자는 “일부에서는 내각이 소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어서도, 그렇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내각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의 원천은 대통령이 아니라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라며 “정치권과 시민사회와의 협의와 소통을 가볍게 여기는 자세와 인식으로는 필요한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김 전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야권과 시민사회의 사퇴 요구를 무마시키기 위해 지난달 임명한 ‘셀프 거국내각 총리’로 등장했지만, 야권의 반발로 결국 임명되지 못했다. 노무현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전 내정자에 대해 야권에선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 전 내정자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에 대해 “국민의 승리다. 시민사회의 역량에서 희망을 본다”면서도 “우리 스스로 선출한 대통령을 그만두게 하는 또 하나의 아픈 역사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여야로부터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립내각이 탄핵소추 이전에 구성됐어야 했다”며 “심히 유감스럽다. 협치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는 점에서, 또 정국 혼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