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반납한 헌재… 탄핵심판 심리 총력

박한철 소장·주심 강일원 재판관 출근/관련기록 등 검토… "신속 판단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주말 이틀 동안 박한철 소장과 주심 강일원 재판관 등 대부분의 재판관이 출근해 심판 준비에 분주했다. 11일 헌재 관계자에 따르면 박 소장과 강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은 이날 오전 헌재에 나와 탄핵심판 관련 사건 검토에 착수했다. 강 재판관은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아직 기록을 제대로 보지 못해 기록도 보고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나왔다. 오늘 다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계 헌법재판기관협의체인 베니스위원회 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에 체류하던 강 재판관은 탄핵의결서 접수 소식을 듣고 전날 귀국하자마자 출근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올바르고 신속한 판단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박 소장은 이날도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출퇴근 때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묵묵부답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탄핵심판을 맡은 재판관이자 소장의 자리에 있다는 점에서 자칫 중립성 논란에 휘말리는 불상사를 막고자 조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날에는 박 소장과 강 재판관을 비롯해 이정미, 이진성, 안창호·서 재판관이 사무실로 나와 법리 검토 등 심리 준비를 했다. 재판관들이 주말 이틀 동안 출근하면서 60명가량의 전체 헌법연구관 중 상당수가 출근해 재판관들에게 제출될 관련 보고서 작성 업무에 돌입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오는 16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면 정식변론을 시작하기 전에 두 차례가량 준비절차기일을 진행해 향후 변론 일정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헌재는 탄핵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경찰에 시설경호 강화를 요청하는 등 청사 경비태세를 재정비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헌재 정문에는 역사적인 결정을 앞두고 평소 휴일보다 많은 나들이객이 찾아와 헌재 청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등 헌재에 쏠린 관심사를 드러냈다.

장혜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