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권한대행은 11일 오후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참의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으로부터 안보현황 보고를 청취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재래식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안보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확고한 안보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현장방문을 제외하고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며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정과제 추진과정을 점검했다. 전날에는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은 이 자리에서 권한대행 체제의 업무분장과 의전·경호 등 실무에 관한 사항을 협의했다. 양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전례를 감안해 권한대행 업무는 청와대,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하되 양측이 수시로 접촉하며 업무처리 방식을 협의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협상 채널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과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직무대행인 강석훈 경제수석이 담당하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은 주말 사이 외교와 국방, 경제, 사회 분야의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읽고 일부 부처 관계자에게는 유선으로 진행상황을 확인했다. 총리실은 황 권한대행이 각 부처에 내린 지시사항에 대한 이행 상황을 취합해 전달했다. 이 실장도 지난 9일부터 매일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국정운영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에 운영하던 총리·부총리 협의체를 민생과 현안 중심의 관계장관회의로 개편해 향후 황 권한대행 체제의 주요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황 권한대행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는 황 권한대행을 차기 대선주자로 관리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새누리당은 마땅한 대선주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 친박(친박근혜)계 구애를 받아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입지가 위축되며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은 국정경험이 풍부한 데다 안보와 보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 탄핵정국 이전부터 대선주자 그룹에 들어갈 만한 분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권한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만 하면, 과거 고건 전 총리처럼 지지율이 급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