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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 전투 종료… 내전 종식은 여전히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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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4년 반만에 반군 몰아내… 러·이란 지원 업은 고사 작전 주효 / 친아사드군 주민 82명 즉결 처형… ‘피의 보복’ 땐 또 다른 비극 초래 / 반군, IS와 동맹 경우 상황 복잡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학살 현장이 된 시리아 북부 알레포 전투가 정부군 승리로 발발 4년 반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알레포를 점령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반군 점령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피의 보복’에 나설 경우 알레포 전투 종언이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정부군이 알레포의 남은 지역 탈환에 성공했고, 모든 군사적 행동은 종료됐다”며 “(교전 중단) 협정에 반군도 동의해 곧 철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터키가 이 협정의 보증 국가로 참여했고, 이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교전 중단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르 알딘 알젠키 등 시리아 반군도 “14일 오전 5시부터 철수가 시작될 것이며, 경무장한 반군과 부상한 시민들이 알레포 동부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부의 정부군과 동부의 반군으로 양분된 채 2012년 7월부터 본격화한 알레포 전투는 발발 4년 반 만에 종료됐다.


반군의 알레포 퇴각은 아사드 독재정권의 가장 큰 승리라고 외신은 전했다. 2011년 중동 민주화 바람을 타고 반군이 조직됐을 때만 해도 알레포는 내전의 중심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반군이 시리아의 상업 중심지이자 제2 도시인 알레포 동부를 장악하면서 이곳은 시리아 내전 흐름을 결정짓는 상징적인 장소로 떠올랐다. 알레포 전투 초반 아사드 정부군은 반군에 밀렸지만 지난해 9월부터 러시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특히 터키의 지원을 막고 시리아 동부를 고립시켜 물과 식량 지원을 끊는 고사작전을 펴면서 끝내 반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정부군이 알레포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지역 안정은 물론 내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정부군은 14일 인질이 섞여 있을지 모른다는 핑계를 대며 알레포를 떠나려는 반군과 시민 행렬을 막았고, 일부 지역엔 공습을 실시해 협정 내용을 사실상 파기했다. 또 정부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은 지난 12일 알레포 점령 지역에서 아동 12명 등 주민 82명을 즉결 처형하는 등 잔인한 보복을 벌였다. 이때는 정부군이 알레포 지역의 99%를 장악해 반군의 저항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시리아 정부군과 아사드 독재자를 지원하는 러시아, 이란 등이 마지막 날에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보복에 대한 반발로 반군 측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과 손잡을 경우 내전 양상이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반군 측은 정부군이 탈출을 막자 14일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고, 정부군 지역 시민 최소 7명이 사망했다. 현재 반군은 시리아 서북쪽과 남부 및 수도 다마스쿠스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고, IS는 최근 팔미라를 재탈환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 아사드가 수복을 공언한 시리아 동북 지역은 쿠르드족이 점령한 상태다. 언제든 ‘반아사드’ 깃발 아래 다양한 그룹이 모여들 수 있다. 한 미국 외교관은 “아사드가 러시아의 전면 지원을 받고 있더라도 점령지역을 잿더미로 만드는 이런 방법으로는 시리아를 절대 수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작전은 극단주의 세력을 더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