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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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위험 높은 ‘부인암’ 완치 뒤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자궁경부암
발병률 최다 … 백신 접종땐 예방 가능
완치율 높지만 5년내 재발률도 높아
난소암
난소에 악성 종양 … 환자 매년 증가세
조기 발견 어렵고 재발 위험성 가장 커
완치됐다고 믿었던 ‘암’에 다시 걸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 뒤에 다시 찾아온 죽음의 공포 속에서 두 번 우는 여성들이 있다. 바로 자궁, 난소 등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부인암’ 환자들이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으로 대표되는 3대 부인암은 초기 증상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재발 위험은 높다. 또 완치 판정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이화여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장인 김윤환 교수는 “부인암 환자들의 경우 재발로 인한 심리적인 동요가 크고, 일단 재발하면 항암 약물 치료 등 2차 치료로 큰 호전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재발성 부인암도 완치가 가능하므로 암 치료 이후에도 정기검진과 건강관리를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여성 환자가 이대여성암전문센터에서 부인암 진찰을 받고 있는 모습.
이대여성암병원 제공
◆5년 이내 재발률 높은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자궁과 질이 연결되는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감염 원인으로, 연평균 5만4000명이 진료를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부인암이다. 다행히도 원인이 밝혀져 있어 제때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받으면 예방 가능하고,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도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 역시 병기가 진행함에 따라 완치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많아 조기검진과 예방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 완치됐더라도 5년 이내 재발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특히 암 부위를 도려내는 근치적 수술 치료를 받은 1기 혹은 2기인 환자도 5~20%는 재발할 수 있다. 그중 절반은 1차 치료를 받은 후 1~3년 이내 재발할 수 있다. 완치 후에도 철저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 어려워 사망률 높은 난소암

난소는 여성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난자의 성장 촉진, 배란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여성의 신체 기관이다. 난소암은 이런 난소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1만2000명에서 2015년 1만6000명으로 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복통, 더부룩함, 복부 팽만, 질 출혈 등은 난소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증상이 애매하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로 여겨 방치하기 쉽다 보니, 발견 자체가 쉽지 않다. 난소암은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난소가 상당히 비대해진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난소 표면에서 암이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에 해당하며, 난소기능부전과 무관하게 폐경 이후 많이 생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난소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70%가 3기 이후에 발견되고 3, 4기 진단을 받은 여성들의 5년 생존율이 15~20%에 불과해 조기검진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재발율이 50~70%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완치 이후에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기 전후 여성들의 주의 필요한 자궁내막암

자궁내막암은 자궁 속 공간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것으로 본래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었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발병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11년 1만여명이던 환자 수가 2015년 1만3000여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전체 환자 중 50대가 41.8%를 차지하고 있어, 폐경기 전후 여성들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도한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거나 당뇨, 고혈압이 있는 사람, 폐경이 늦거나 분만 경험이 없는 사람 등이 고위험 군에 속한다. 질에서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병원을 일찍 찾는 편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용이하지만 재발률이 5~40%까지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