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주간경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박 대통령이 과거 이사로 활동했던 유럽코리아재단의 활동 상황과 문서, 사진, 동영상 등 수천개의 파일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편지가 발견됐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로 시작하는 이 편지는 2005년 7월 13일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이었다. 박 대통령은 편지에서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며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 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김정일에게 굽실거리며 아첨을 다 떨고 주체 91년을 써서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 아닌가? 통일부 허락 없이 편지를 주고받았다면 국보법 간첩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네티즌이 이 편지를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쓴 것처럼 해서 박사모 카페에 올렸는데, 카페 회원들이 일제히 분노를 터뜨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박사모 카페에서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