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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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5촌 살인사건, 방송 직전 누군가 삭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배정훈 PD가 지난 17일 방송된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편과 관련한 후일담을 전했다. 

이날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故박용철씨, 故박용수씨 사망 사건과 육영재단을 둘러싼 갈등과 의혹을 다뤄 파장을 낳았다.   

배 PD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와 나눈 전화 인터뷰에서 "취재 과정에서 무서웠다"며 "여기에 관련된 분들, 배후라고 예상되고 있는 분들이 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같았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 무서웠다. 추격전 하는 꿈도 꿨다"며 취재 과정에서 느낀 압박감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게 사실이 아니라면 너무 많이 잘못된 것이지 않냐. 단순히 두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그 뒤에 가려진 추악한 권력이 있기 때문에 꼭 취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어려운 취재를 해온 이유를 밝혔다. 

김어준은 방송 말미, 또 한 명의 제보자가 거론한 또 다른 인물이 사건 직후 행방불명된 이야기와 관련해 "이 분이 전한 얘기는 '형을 죽이라고 한다. 누군가'라고 했다. 마지막에 음성 변조를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배 PD는 "이게 결국 2년 동안 찾아오던 퍼즐의 거의 마지막 조각인데 정확하게 보도해야 된다는 전제 하에 방송 직전 이 제보자가 나타나 검증이 필요했다"며 "우리가 예상했던 사람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검증을 철저히 하고 난 후 보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가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어준은 배 PD와 인터뷰를 마친 후 방영 비하인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송 직전 마지막 단계 편집본이 강제 삭제됐다. 기술진 역시 누군가에 의해 방송이 삭제됐다고 하더라"며 "제가 무조건 백업 작업을 해놓으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배 PD도 믿지 않았다. 2년 넘게 취재하면서 믿기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별도의 백업을 해둔 덕에 방송이 무리 없이 나갔다"라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