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향상포럼이 지난 16일 서울 순화동 월드컬처오픈코리아 2층 W스테이지에서 개최한 ‘불교공부와 불교수행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발표한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김재성 교수의 주장이다.
발제자로 나선 능인불교대학원대 김재성 교수. |
자리이타(自利利他)는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자리와 남을 이롭게 한다는 이타를 합한 말로,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는 “자리이타의 가르침과 같이 ‘자신의 괴로움을 이해해 해결하고 타인의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불교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며 “불교공부(이론탐구)와 불교수행(실천)이 결합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는 교학과 수행의 상보성을 의미한다. 즉, 불교의 근본교리 중의 하나로 지혜를 뜻하는 반야(般若)와 불교의 근본 수행방법 가운데 하나인 명상·정신집중을 의미하는 선정(禪定)이 서로 보완하는 가운데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지혜가 없는 자에게는 선정이 없고, 선정이 없는 자에게는 지혜가 없다”며 “선정과 지혜를 함께 갖춘 자, 그에게 열반은 가까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만약 급히 스승을 찾지 않는다면 헛되이 일생을 보낼 것이다. 그러므로 불성은 자신에게 있지만, 스승을 말미암지 않는다면 끝내 밝혀낼 수가 없다”는 불교성전 ‘달마 혈맥론’의 내용을 인용하며 “수행을 하려면 스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스승 없이 책만을 의지해서 수행하게 되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혼자서 가야하는 사람처럼 의심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머뭇거리기도 한다”며 “따라서 보통사람의 경우, 도와주거나 격려해 줄 스승 없이 혼자서 수행하면 특별한 위빳사나 지혜, 도와 과에 편안하게 이르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해서 수행을 하는 데는 의지할 만한 스승의 지도 아래에서 교학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수행을 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은 교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학에 정통한 사람만이 부처님 가르침의 진정한 가치에 고마운 마음을 낼 수 있으며, 이론적인 지식을 자신의 수행에 적용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에 대한 지식을 다른 사람과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어 김 교수는 영적 삶의 근원적 지혜를 얻고, 이를 성숙시키기 위한 여덟 가지 조건에 대해 말했다.
그는 ‘스승이나 존경할만한 동료와 지냄’, ‘스승에게 모르는 것을 질문’, ‘법을 배워 몸과 마음이 멀리 떠남을 갖춤’, ‘계를 잘 지킴’,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가르침을 많이 배우고 배운 것은 잘 기억하고 정리해 잘 이해함’, ‘불굴의 노력으로 지악작선 실천’, ‘잡담을 삼가고 법담이나 고귀한 침묵을 지킴’, ‘오취온을 사제의 입장에서 관찰함’ 등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불교공부와 불교수행, 즉 이론탐구와 실천은 서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타인을 지도한다는 점에서 상보성이 요구된다”며 “깊이와 양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방법 가운데 하나로 마음을 고요히 하여 진리의 실상을 관찰한다는 의미의 지관(止觀)과 교학을 겸수해야 한다”며 “배우고 익히되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불교 향상포럼 전경. |
한국불교 향상포럼은 울산대 박태원 교수와 해남 대흥사 수련원장 법인 스님을 공동대표로 지난 4월 ‘성찰과 대안’을 표방하며 창립됐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저녁에 포럼을 열어 왔으며, 내년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