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는 지난 2월14일 종협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포된 ‘종교평화헌장’ 내용 중 ‘한국사회 갈등(양극화 문제) 해소’를 중심으로, 종협의 회원 종단들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사회 통합과 소통을 이루는 데 그 힘을 다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왼쪽부터)세미나 주제발표에 나선 김도균 홍보위원장, 김항제 의장, 유병무 연구위원, 의덕 스님의 모습. |
유경석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사회적 위기로 불거지는 ‘양극화 현상’은 우리가 지혜를 모아 속히 해소해 나가야 할 사명과도 같다”며 “이 사회에 필요한 가르침을 전달하는 데 있어 주저하지 말고, 전방위적 사회 갈등을 중재하고 나서는 종교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도산 스님은 “앞으로도 시국이 어렵게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우리 종교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평화를 이룩하는 데 함께 노력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열린 세미나에선 먼저 종협 종교평화회의 김항제 의장이 ‘한국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김 의장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종교와 정치의 새로운 담론은 종정분리에서만 찾지 말고 종정일치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며 “나아가 종교와 정치의 새로운 담론을 위해 종정일치를 말한다면 그 때의 종정일치는 환원주의에 빠지는 것을 엄격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종정일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의 출발은 오늘의 컨텍스트에서 종교와 정치가 적극적인 대화를 나눠야 하고 인간 삶의 개선을 위한 공동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새로운 종교와 정치의 관계 담론은 완전한 종정일치를 지향하되 종교와 정치는 수수법(종교와 정치가 인간 삶의 개선을 위해 잘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의 원리)에 의한 관계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 삶의 개선 방향을 위한 중심, 곧 공의의 절대가치가 그 중심으로 자리해야 한다”며 “그러한 수수법에 의한 종교와 정치의 관계는 말 그대로 종정의 완전일치가 이뤄짐으로써 역사적인 종교와 정치를 넘어서 새로운 종교, 새로운 정치를 열게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선 한국사회 갈등(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각 종단의 대사회적 실천 방안도 발표됐다.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 김도균 홍보위원장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의견을 갖거나 갖게 만들 수 없다는 관점에서 불완전한 우리의 삶에 갈등은 없을 수 없다”며 “갈등을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영적인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는 ‘가정은 지상의 천국’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정 내에서 신앙으로 결속돼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며 “이러한 개개인의 노력과 활동이 개인과 조직 그리고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대순진리회 교무부 유병무 연구위원은 “외적 중시의 성장은 소수의 특혜를 중심으로 다수의 희생을 동반하며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며 “이러한 사회적 갈등은 새로운 한계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종교적 법리를 요구하는데, 이러한 요청에 의해 나온 것이 강증산에 의해 제시된 해원상생사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원상생사상은 종교·사회간 소통을 중시하고, 이는 종교가 공공성의 작용을 통해 사회적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건전한 사회로 나아가도록 한다”며 “대순사상에서 제시하는 해원상생사상은 종교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종교간 갈등과 분열 치유, 사회 양극화 문제, 국가간 분열 문제 등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제4차 종교평화헌장 세미나 전경. |
또, “불교는 단순히 지식이나 이론만으로 습득할 수 있는 학문체계가 아니라 수행과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불교가 인간고를 해결하고 해탈을 추구하는 종교라는 점에서 오늘의 현대사회가 처해 있는 위기와 이의 극복을 위한 대안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