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수남 검찰총장 "지난해 실로 격랑을 헤쳐왔다"

 

“지난해 우리 검찰은 실로 격랑을 헤쳐왔습니다.”

김수남(사진) 검찰총장이 30일 내놓은 2017년도 신년사의 한 구절이다. 내부 구성원의 비리는 물론 전직 검사들의 비리와 각종 스캔들 연루 등 ‘검찰’이 대한민국 전체를 힘들게 만든 2016년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다.

진경준 전 검사장이 현직 검사장으로는 헌정사상 처음 구속된 데 이어 김형준 전 부장검사도 스폰서 뇌물수수가 드러나 구속됐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법조비리에 연루돼 구속됐고 역시 전직 검사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뛰어난 법률지식을 악용해 미꾸라지처럼 위기를 모면하는 ‘법꾸라지’ 행태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김 총장은 일단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바다를 항해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다”고 일단 검찰 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구름을 벗어나면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운외창천(雲外蒼天)’이란 사자성어를 인용한 뒤 “어떤 위기와 시련이라도 도전하고 극복해내면 더 큰 발전과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에 검찰에 안 좋은 일이 워낙 많았던 만큼 2017년은 좀 나아지지 않겠냐는 희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은 원래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해이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로 김 총장의 임기만료 이후인 12월에서 김 총장의 임기 중인 3, 4월쯤으로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총장은 “새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불법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원칙에 따른 공정한 검찰권 행사도 주문했다. 김 총장은 “모든 범죄에서 국민 법감정에 맞는 사건처리기준을 세우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들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7년 한 해 검찰이 수행해야 할 과제로 △공직자로서 책임의식과 기강 확립 △검찰권의 절제된 행사 △청렴 실천을 통한 청렴문화 정착 △혁신의 노력 4가지를 제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