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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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3자 뇌물죄 굳힌 특검…재벌 총수 줄소환 예고

삼성, 동계스포츠센터 후원 관련 / 강요죄→뇌물죄 9번째 혐의 추가 / 옷값 대납 의혹도 수사할지 검토 / 이재용 새해 초에 특검 출석 전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을 삼성그룹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입건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앞서 이재용(48) 삼성 부회장부터 소환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이 새해 초부터 줄줄이 특검팀에 출석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독대하며 나눈 대화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삼성 계열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 김재열(48)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지목하며 ‘동계스포츠를 후원했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삼성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조카 장시호(37·〃)씨가 운영하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했다.

먼저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대통령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최씨와 장씨,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3명만 강요죄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여기에 박 대통령을 추가하며 혐의도 강요죄가 아닌 제3자 뇌물수수죄로 바꾼 것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기존 검찰 공소장을 보면 (삼성 관련 뇌물 의혹은) 기소되어 있지 않다”며 “검찰에서 조사하다 마무리가 안 되고 넘어온 사항인데, 특검에서는 검찰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조사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왼쪽부터)
그동안 박 대통령은 최씨,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과 공모해 8가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돼 있었다. 검찰이 최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한 횟수가 총 8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드러난 삼성 관련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박 대통령의 9번째 범죄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값 등을 대신 냈다는 의혹도 뇌물 사건으로 수사할지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은밀한 의료행위에 따른 진료비와 옷, 가방 등 구입비를 최씨가 대납한 정황이 불거졌다. 이게 사실일 경우 명백한 뇌물죄에 해당하는 만큼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3차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변호사가 “특검은 정치적 중립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검팀은 “정치적 중립성이 없다는 판단이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우리가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태훈·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