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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파이낸스 주최 신년 지상 대담자인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왼쪽)과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오른쪽) |
세계파이낸스가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신년 지상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현주소를 묻는 질문에 기업· 은행 ·정부의 유착 관계가 되풀이되면서 자생력과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과정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것도 성장동력을 멈추게 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대외적으로 취약성이 강한 수출 위주의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제 때 수용하지 못하고 정부 주도로 산업구조 개편이 이뤄지면서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경제와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기업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율성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꾀해야만 하고, 보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을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올해 내수도 상당히 위축되겠지만 무리하게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일자리 창출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업부문으로 소득이 집중되게 하기 보다는, 민간 소비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그 대안으로 서비스부문 활성화를 제시했다. 고용확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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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진단 및 해법 전문가 대담 내용 요약. 그래픽=권소화 기자 |
- 그동안 성장위주의 정책에 따라 경제 전반의 고른 성장보다 특정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이 우리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정책 또한 대기업 위주의 편향된 방향으로 추진되면서 중소기업이나 다른 업종 전반에 대한 육성과 지원방안이 상당히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 은행중심의 금융체제, 반복되는 정부의 구제금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과 불투명한 대기업의 지배구조는 경제력의 집중화와 양극화를 초래했다. 이로인해 성장성의 저하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은행 중심의 금융체제는 모험자본의 육성을 더디게 하고 금융에서 정부의 역할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대형 신용사건의 발생 시 예외없이 정부의 구제금융이 주어지고 있는 점도 시장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과거와는 달리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효율적이었던 정책, 제도, 방식들이 환경이 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버리는 등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되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부채도 글로벌 산업구조가 변화되고 있음에도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산업과 기업의 문제에 기인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과거 고성장·생산 가능 인구증가 등으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시대의 자산증식 행태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굴뚝산업에 대한 구조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서비스 수출 증대, 수출선 다변화, 지역별 제품 차별화 전략 등이 제시되고 있다.
△ 안동현= 경제성장에 있어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수출에 있어서 중국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경제구조에서 내수의 비중을 높여나감과 동시에 수출대상의 다변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상품의 고부가가치화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 신성환= 대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예를 들면 수출선 다변화, 지역별 제품 차별화는 정부가 주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민간이 창의성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 분야다. 이제 정부는 큰 그림을 가지고 민간을 주도했던 과거의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소통을 통해 민간을 간접 지원하는 형태로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 수출 외에 내수와 소비침체도 지속되는 등 대내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가계부채 증가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소비여력이 줄고 있고, 취업자 증가세 둔화와 대출이자 상승 압력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본격화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 안동현= 내수는 당분간 둔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부진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가계소득이 정체되어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고용불안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기업부문으로의 소득집중이 심화되는 추세다. 일자리창출 정책에 우선순위를 높게 둬야 하고 중소기업 및 서비스산업에 대한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이 가계로 유입될 수 있도록 배당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신성환= 올해 내수는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 외에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부가가치세 인하 등 소비활성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겠으나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때에 무리한 내수활성화 정책은 비용에 비해 효과는 크지 않고 부작용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내수 활성화 정책효과가 끝났을 때 다시 소비절벽에 부딪히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 완화 등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2%를 넘긴 OECD국가 가운데 전체 성장의 절반 이상을 건설에 의존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건설 의존도가 심한 편이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총액도 2015년을 기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 안동현= 선제적인 기업구조조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결코 쉬운 게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건설경기의 하강은 불가피한 추세로 봐야 한다. 모든 산업에서 신흥국 시장을 포함한 해외시장의 진출 확대가 절실하다. 향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의료-제약산업, 첨단운송수단개발사업 등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 신성환= 현재 정부는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차세대 SW 및 보안, 콘텐츠, 차세대 전자정보디바이스, 차세대 방송통신,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산업·환경, 융복합 소재, 로봇, 항공․우주 등을 유망신산업·신기술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혁신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 마련이다.
-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부채 폭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부채의 부실을 증폭시키고 금융비용 급증으로 기업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이 맞물리는 이중충격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 안동현= 부동산 경기와 가계부채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은 속도조절로 귀결된다. 급격한 하락이 문제다. 가계부채의 경우도 급격한 증가와 부실화가 동시에 나타날 때 위기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가계부채의 부실화 가능성과 부동산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 신성환= 당연한 얘기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계소득이 충분히 증대돼 주택구입 여력이 높아지고 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증대되는 것이다. 다만 그전까지 부동산 측면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과열되지 않도록 경기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것과 가계부채 측면에서는 상환능력 이상으로 부채가 늘어나서 개인파산이 급등하고, 소비증대가 제약되고 금융시스템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을 사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급선무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거세다. 특히 트럼프의 자국 중심의 정책 추진,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10월) 등 국제정치에서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같이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가.
△ 안동현=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우리 수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대응전략으로는 수출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보호주의의 가장 중요한 대상국가는 중국인데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들이 특히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으로부터의 추격과 경쟁을 벗어남과 동시에 보호무역주의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고부가가치 상품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지원을 통한 상품 고급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 신성환= 앞으로 통상환경이 우리 경제에 불리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글로벌 수요부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세계경제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각국이 앞다퉈 보호주의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우선 주요국의 보호주의적 조치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호주의 확산을 막기위한 국제공조도 필수다.
- 미국 대선 이후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신흥국에 유입됐던 미국 등 선진국의 자금이 유출돼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 안동현= 자금유출 및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기준금리의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가계부채의 부실화 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기간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유지됨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부채이용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안일해지고 있으며 가계부채 증가도 일정부분 저금리 기조로부터 기인하고 있다. 둘째, 금융회사의 안정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금리인상 추세가 이어질 경우 부채의 부실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산업구조조정을 다시 재개해야 한다. 조선, 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 신성환= 경제위기는 촉발요인(trigger)이 취약성(vulnerability)와 결합돼 나타나는데 촉발요인을 사전에 예측해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사전에 파악해 위기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충격발생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위기단계별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우리경제의 주요 취약요인에 대한 구조적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중요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경제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정됐다.
△ 안동현= 경제와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시키고 자율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주주총회가 아니라 정부관료나 정치관련 인물들이 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자와 기업의 모럴 헤저드를 부추기고 기업경영을 경직화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 시장원리에 따른 기업경영을 해야하고 경영이 부실화됐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묻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 신성환= 정치권은 조속히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확실성이 단기간내에 줄여지지 못한다고 한다면, 정치권은 R&D 투자확대, 수출진흥 등 등 정치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지 않는 경제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치와 경제는 상하부구조의 관계를 갖고 있다. 즉 정치는 상부구조, 경제는 하부구조라 할 수 있다. 정치가 경제가 잘 되도록 하기는 어려워도 정치는 항상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따라서 정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치는 경제가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순실 사태는 정치가 경제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 단적이 사례다.
- 기업구조조정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투입해야 할 국민 혈세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지연으로 인해 파장과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 안동현= 기업구조조정은 우리경제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기업구조조정이 신속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가가치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영역이 계속 남아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역에 자원과 인력이 계속해서 투입될 경우 자원과 인력의 낭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여기에 투입되던 자원과 인력을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 신성환= 만약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이 해당 기업을 연명시키는 정도에 그친다면 향후 더 큰 비용으로 산업구조조정을 다시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확실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구조조정 초기에 특정 산업의 경제문제가 일반적인 사회 이슈로 변질되지 않도록 목표가 적절히 설정된(well-targeted) 재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정 산업의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이 금융시장 및 경제 전체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경제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고용시장도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올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서비스산업 활성화가 이뤄지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노동시장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안동현= 최근 우리경제에서는 기업투자와 고용확대 간의 연결고리가 뚜렷하게 약화되고 있다. 기업투자 확대가 고용증가 및 가계소득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고용없는 생산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따라서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시장 개선에는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서비스산업의 비중확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고용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산업의 비중을 높여나가기 위한 서비스산업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노동시장 개혁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다만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고 가계소득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어 동시에 사회안전망도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신성환= 노동시장 유연성이 기업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이 가져야 할 다른 경쟁력까지도 제고시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유연해 질 필요가 있으나,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R&D, 설비투자, 마케팅, 시장개척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창조적 파괴를 통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공동체 부활과 상생의 경제의 통해 더불어 사는 지역경제의 선순환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안동현= 창조적 파괴는 결국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 새로운 성장기업의 지속적인 탄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경영활동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창의적인 사업기회 발굴을 장려하기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사전적인 규제는 최소화하되 불공정행위와 불법행위에 대한 사후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 신성환= 지역공동체 부활이나 상생의 경제 등은 매우 추상적이고 원시적인 구호다. 창조적 파괴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더 시장 중심적이고 세계 시장의 관점에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종전과는 다른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창조적 파괴에 나서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 안동현= 중소기업과의 동반자적 협력관계 정립과 사내 벤처와 같은 실험적 시도를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비용을 과도하게 전가하고 유망한 사업기회를 빼앗는 사례들이 종종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중소기업의 사업기회 모색을 위축시키고 존립기반을 흔들 수 있다.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사내벤처를 보다 적극적으로 장려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기회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매출의 일정부분을 사내외 벤처기업활동에 지원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 안동현=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들의 사업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성공적으로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중용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과거 고도 성장기에 대한 기억에서 벗어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또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내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채용 방식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초부터 경험을 축적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AI, IOT, 빅데이타,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데, 4차 산업혁명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만 하더라도 10년이상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식을 꾸준히 축적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기업의 경우 덩치가 커지면 그만큼 창조성, 유연성, 혁신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시대의 진정한 창조성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소한 것에서 최고를 만들어내는 중소기업에서 발견된다는 분석도 있다.
△ 안동현= 우수한 인력이 기업분야로 유입되는 것을 장려하는 사회구조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우수한 인력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비판이 있다. 혁신 중소기업으로 성공할 경우 대규모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추진해야 한다.
△ 신성환= 우선 창업·혁신기업 지원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 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 미래창조펀드 등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수단이 확대되고 다양화돼야 한다. 또 금융측면 외에 비금융적인 측면에서도 창업·혁신기업을 성장단계별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수익과 손실에 대해 비대칭형 민관 합동펀드를 조성해 혁신 중소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원 수단 확대와 함께 세부적인 지원 방식에 대한 검토 및 사후평가도 이뤄져야 한다. 이제까지의 중소기업지원은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연명시켜줌으로써 혁신적 파괴를 저해한 측면이 있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원 방법에 대한 지속적 평가 및 개선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egye.com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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