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인 비대위원장은 자진탈당을 거부하는 친박계 핵심들을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일본 같았으면 (측근들은) 할복했을 일”이라고 맹공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친박근혜)계 김관용 경북도지사,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과 면담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인 위원장은 “(서 의원이) 임금님이냐, 본인 이야기를 다 들어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스스로 결정해 책임지라는 것이 독선이냐”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친박 핵심들을 ‘악성종양’에 비유하며 “종양은 뿌리를 뽑아야 다시 번지지 않는다. 핵만 제거하면 번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최 의원의 강한 반발에 대해서는 “(말도 안 했는데)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자기들이 스스로 이야기하더라. 병이 있으면 증상이 나타나듯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원외당협위원장·초선 의원 등과 잇따라 면담하며 여론몰이에도 나섰다. 원외 당협위원장 70여명은 “당의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가 인적 쇄신이라고 믿는다”는 성명서를 내며 당 지도부에 가세했다. 21명의 초선 의원들도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반성하며 쇄신을 통해 당이 완전히 거듭나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정치권 전체를 지배해 온 구시대적 행태를 과감히 혁신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구태를 향유해 온 사람들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자기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공세에 친박계는 감정 섞인 대응으로 맞받았다. 서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무례하다는 표현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성직자로서나 공당의 대표로서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 의원은 통화에서 “내가 인 비대위원장에게 욕을 했는가 뭘 했는가”라며 “품격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공세를 폈다. 친박계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인 비대위원장과 원외당협들 간 회의는 의견 개진을 위한 자리였을 뿐”이라며 성명서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 분열될 정도로 당내 갈등이 격화되며 당내에서는 ‘차라리 당을 없애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온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4일 오전 새누리당 탈당 및 신당 합류를 공식 선언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