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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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안봉근 잠적… 박 대통령 ‘실력행사’들어갔나

‘증인’ 출석 불투명…헌재, 5일 두번째 변론기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가 5일 두번째 변론기일을 연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심리 파행이 우려된다.

헌재는 4일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51)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에게 증인출석 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잠적한 상태이고 헌재의 전화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이들에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하면 강제로 출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헌재는 이들이 두 번째 변론기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다시 변론기일을 잡아 증인출석 요구서를 전달할 방침이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왼쪽),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도주 또는 잠적한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일종의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첫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아 심리를 사실상 무산시킨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 측이 일단 헌재 심리를 최대한 파행으로 몰고 간 뒤에 나중에 본인의 뜻에 반하는 결과가 나오면 헌재가 공정치 못한 심리진행을 했다고 공격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헌재는 윤전추(37)·이영선(38)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는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청와대 제2부속실 소속 행정관으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수족 노릇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헌재는 윤 전 행정관 등을 상대로 최씨 국정농단과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등을 질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최씨 소유의 태블릿PC 감정 결과와 차은택(48·〃)씨의 수사기록을 검찰이 제출케 해달라고 헌재에 신청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도 제출신청을 했지만 “업무상 착오”라며 철회했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