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제환경단체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와 독일 민간연구소 저먼워치가 최근 공동 발표한 2017 기후변화이행지수(CCPI·The 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58개국 중 최하위권인 55번째(58위)를 기록했다. (조사대상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 이상을 차지하는 58개국이지만 1∼3위가 없어 최하위는 61위다.)
2006년 처음 발표된 CCPI는 국제환경 분야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환경지수로 평가된다. 매년 연말에 이듬해 지수를 발표하는데 이번 정부 들어 수치가 급락했다. 노무현정부에 해당하는 2006∼2008년 CCPI 성적은 하위권(48∼51위)이었다. 이후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명박정부에서는 34위를 한 차례 기록했고 이어 41∼51위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2014∼2017년 최하위권(53∼58위)으로 추락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 및 감축 노력, 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종합 평가한 점수는 역대 최저인 38.11점을 기록했다. CCPI 보고서는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0위권에 드는 국가인데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차상민 ‘우리들의 미래’ 사무국장은 “기후변화 정책은 최소한 10년 단위로 추진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전임 정부 정책을 뒤집는 식이 되면 국가의 대외 신뢰가 떨어질 뿐 아니라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이번 정부에서 환경부는 존재 의미를 상실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해체 수준의 기능 조정을 통해 작더라도 목적의식이 강한 부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