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왼쪽),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
부정적 어감이 강한 데서 보듯 공무원들도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호가호위하는 문고리 권력에 거부감이 상당했던 모양이다. 다만 ‘3인방’ 중 막내인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닮은 꼴 동물’이 거론되지 않았다. ‘(이, 안 전 비서관처럼)존재감을 과시하려 하기보다 맡겨진 일만 묵묵히 하는 스타일’이란 세평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직후 이, 안 전 비서관이 먼저 사법처리되고 정 전 비서관이 홀로 남아 박 대통령을 보좌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포승줄에 묶인 사람은 정 전 비서관이었고 다른 문고리들은 자유의 몸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주요 증인임에도 거처를 떠나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며 비선실세 최순실을 수행했던 이영선 전 행정관도 5일 헌법재판소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박현준 사회부 기자 |
일각에서는 두 사람을 보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떠올리기도 한다. 박 대통령보다 자기 방어에 급급했던 우 전 수석처럼 문고리 권력들도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잠적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대통령의 살과 같다’는 평을 들으며 국정의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인사들이 할 짓은 아니다. ‘정말 간교하고 무데뽀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거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염치를 보여야 한다.
박현 준 사회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