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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 단상에 선 경기 안산 단원고 졸업생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살아 남은 이들은 “3년간 친구들을 남겨둔 채 살아 돌아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다른 친구들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세월호 특별법’ 시행 이후 활동을 시작한 세월호 특조위는 활동 기간과 조사 범위·권한 등 사안마다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은 끝에 지난해 9월 1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조위는 사고 당시 교신 데이터 조작 의혹이나 세월호 선체 과적 문제 등을 제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수사권이 없는 등 조사권한의 한계와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 등으로 희생자 유족과 국민이 원하는 진상을 규명하지 못했다.
정확한 침몰 원인을 규명할 선체 인양도 기약이 없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7월까지 인양을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연기를 거듭하더니 올해 4∼6월로 미뤄진 상태다. 결국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 생존자 등은 인양준비 작업 현장을 볼 수 있는 동거차도에서 가슴 아픈 새해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탄핵소추 사유와 맞물려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많은 국민이 세월호 침몰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청와대의 대응뿐 아니라 세월호 침몰과 구조 당시 상황, 이후 수습 과정 등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1000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하루 앞둔 8일 경기도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서 한 어린이가 노란색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안산=남정탁 기자 |
국조위는 △1기 특조위의 활동 내용 정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조사연구 △선체 인양을 위한 정보·제보 수집 △세월호 참사의 진실·교훈 홍보 및 교육 등을 활동 목표로 내건 상태다. 국조위가 참사의 진상규명을 넘어 재난·안전 문제에 대한 국가체계 개선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조위는 1기 특조위의 중간보고서 등을 토대로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시민 규제제안’과 ‘안전 업무의 비정규직화·외주화’ 등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