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은 지난 4일 개봉한 이래 박스오피스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단기간에 관객 수 13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애니메이션은 미취학 아동용이라는 인식을 깨고 성인관객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
스토리 구조도 젊은 성인층을 공략한다. 청춘로맨스로 젊은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으며 명장면마다 레드윔프스(Radwimps)의 OST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잡는다. 후반부엔 동일본 대지진을 삽입해 현실성을 높였다. 관객들은 지난날 겪은 여러 참사를 떠올리게 된다. 신카이 감독은 애잔한 정서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국경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했다. 그리고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재패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준다. 시청각과 스토리가 결합돼 하나의 사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은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면서 어느 하나라도 균형을 잃는다면 외면받기 쉬운 장르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실사영화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 제작자들이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다. 또한 실사 영화같이 다양한 장르와 스타 배우가 부재하는 핸디캡을 태생적으로 지닌다. 감독은 이러한 핸디캡을 모두 극복하고 있다. 신카이 감독의 등장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더욱 번창할 전망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동화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다. 그러나 미흡한 스토리 개발 탓에 미국과 일본의 하청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영상미와 사실성 그리고 스토리구조를 개선한다면 재패니메이션처럼 캐릭터를 판매하는 등 성장산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 흥행돌풍을 몰고 온 ‘너의 이름은’은 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 애니메이션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