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정통 재즈음악에 심취한 피아니스트 ‘서배스천’은 장차 재즈 바를 열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꿈을 갖고 있다. 수차례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절망하는 여주인공 ‘미아’는 자신만의 연극을 펼쳐보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예술세계를 이해해주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가고, 각자의 꿈을 이루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 서배스천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면서 친구의 권유로 상업적인 순회공연을 떠나게 되고, 둘 사이의 만남의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시도한 미아의 1인극도 당시 청중들의 외면과 혹평을 받게 되고, 미아는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뒤늦게 미아의 재능을 알아본 기획자에 의해 미아의 꿈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서배스천도 다시 자신만의 예술세계로 향하며 꿈을 이루어 간다. 그후 세월이 흘러 서로 다른 길을 가고 나름대로 꿈을 이루지만 서로의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서배스천이 만든 재즈 카페에 우연히 남편과 함께 들른 미아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서배스천을 보면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 장면이 흐르며 이들이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을 잔잔하게 전한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
새로 한 해를 시작한 지금 나는 이러한 생각과 함께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작은 기대를 가져 본다. 예술이 세상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는 답을 제시한다는 말은 아니다. 예술이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나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이루고, 세상이 왜 달라져야 하는지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쌓이면서 사회의 작은 변화도 나타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예술을 통한 소통의 힘이고, 다른 사람과 공감을 쌓아나가는 바탕이 되는 것이며, 보다 나은 우리 사회를 이루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7년엔 이러한 예술이나 문화를 하찮게 여기지도 말고, 그렇다고 무겁고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지도 말며, 그저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