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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글로벌 스타기업 육성에 초점… 수출 비중 50%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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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돌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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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새벽 전남 여수 수산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 대부분이 불에 탔다. 설 명절을 앞두고 대목 장사의 꿈에 부풀어 있던 120여개 점포 상인들이 순식간에 휩쓴 화마에 절망의 나락에 빠져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부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서울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여수로 달려갔다. 그는 현장에서 상인들을 위로하고 조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이렇게 주 청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1년여 동안 200여차례 이상 중소·중견기업, 전통시장 현장을 찾았다. 중기청 기본 업무가 있으니 매 주말, 공휴일 하루도 쉬지 않고 뛰어야 가능한 일이다.

주 청장은 지난 12일 이뤄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2년째인 올해는 더욱 본격적으로 “현장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기청 업무 패러다임을 리모델링하면서 동시에 현장을 챙겼다면, 이제 내부 직원에게 정책 실행을 맡기고 청장은 현장을 집중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화하는 주 청장의 입술 주위는 과로 때문인지 벌겋게 부르터 있었다. 18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주 청장의 소회와 올해 업무 추진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중소기업 옴부즈만 사무실에서 올해 중기청이 역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1년간 중기청장으로 일하며 느낀 바가 있다면


“우리 사회에 대기업 중심 사고가 일반화돼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다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한국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통계만 봐도 전체 고용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이뤄진다. 여기에 중견기업까지 합치면 그 수치가 더 늘어난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실제로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 생태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장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난 1년 동안 중기청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과거 중기 정책은 어려운 기업 도와주기가 중심이었다. 저변 확산에 포커스를 맞췄지 기업이 조금 크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이러니 성과가 없었다. 이제 이런 ‘씨뿌리기’식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성과가 있는 중소기업을 도약시켜 글로벌 스타 기업으로 ‘스케일 업’(Scale up·성장)시키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올해는 그래서 작년에 수립한 중소·중견기업 정책 패러다임 혁신을 현장에 성공적으로 착근되도록 차질없이 실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디테일과 현장이 답’이라는 인식하에 모든 정책의 집행상황을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확인·점검하고 정책환류시스템을 강화해 지속적인 정책혁신을 이루겠다.”


-최근 ‘중소기업 수출 도약의 해’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맞다. 우리나라 총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하는 와중에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해 약 2% 정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들어서야 총수출이 1.9% 증가해 회복세 보였는데 중소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중기청은 올해 중소·중견기업의 세계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연구개발(R&D), 자금, 인력, 마케팅 등 모든 정책역량을 수출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중소·중견기업 수출 2500억달러와 수출 비중 50%를 달성해 중소·중견기업이 이끄는 무역강국 구현이 목표다.”

-고질적인 불공정거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 문제는 지속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산자원부 등과 협의해 ‘일벌백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계속 보완 중이다. 제가 유심히 보는 건 중소기업의 기술 보호가 제대로 안 된다는 거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도 피해액의 3배인데 이는 너무 적다. 좀 과장을 보태면 현행 법 제도 위에선 ‘기술을 뺏다가 걸리면 돈 조금 주면 된다’는 생각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남의 기술을 탈취하려는 생각 자체를 못하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기술을 탈취했다간 기업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 이런 환경이니깐 대기업이 기술력이 좋은 작은 업체와 인수합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제 생각과 별개로 중기청은 피해기업 발굴과 즉시 구제, 상시 예방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공정 근절 대책반을 꾸려서 올해 1000개 업체를 현장 방문해 불공정 사례를 발굴하고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발굴된 불공정 행위는 즉시 자율분쟁조정으로 접수해 10일 이내 신속히 조사해 구제하려고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도 중기청 주요 업무인데,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 나온다.


“그래도 ‘굿 뉴스’가 있다. 전통시장 매출은 10년 넘게 하락해 2013년 19조원을 기록했다. 그때 바닥을 쳤다. 이후 해마다 1조원씩 올랐다. 저는 전통시장이 살 길은 대형마트와 전면 경쟁을 해서 우위를 점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각 시장은 그 지역조건, 문화 등 고려해 특성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화장실, 주차장 같은 기본시설이 완비돼야 한다. 내가 요즘 전통시장에서 희망을 보는 건 시장에 들어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젊은이들에게서다. 청년 상인들이 활력을 불어넣어 전체 시장이 살아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원주중앙시장은 청년상인이 육성되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다. 이런 변화 이후 매출액과 고객 수가 모두 17%씩 늘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이는 중소기업에 기회인가, 위기인가.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맞춤형 생산·소비가 본격화되는 4차 산업혁명은 대기업에 비해 유연성이 높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중소·중견기업에 기회일 수밖에 없다. 다품종 맞춤형 생산이 본격화되면 기존 주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중기청은 특히 스마트공장(기획, 제조, 유통하는 모든 과정을 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한 최첨단 공장) 확산에 힘쓰고 있다. 이제껏 해오던 생산 공정시스템의 자동화사업을 확대하면서 올 상반기 중 산업별, 규모별, 수준별 특성을 감안한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대외여건이 만만치 않은데.


“결국 외부여건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개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정답이지 않겠나. 이게 결국 해외 기업으로부터 내수시장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이 목표를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할 것이다. 현재 수출 중소·중견기업 수가 9만1000여곳에 이른다. 그간 중기청이 해오던 대로 이 중 ‘수출 초보기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수출 100만달러 이상인 선도 기업에는 그 규모에 걸맞은 지원을 마련해 단계별 성장 사다리를 놓아줄 것이다. 또 수출 시장, 품목, 채널을 다변화해 대외 환경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구조를 형성할 것이다.”

-최근 청탁금지법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현행 청탁금지법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청렴해져선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이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제가 이 법 때문에 불편해져서도 아니다. 분명 문제가 있기에 목소리를 내는 거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경제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만·5만·10만원 같은 액수 제한이 문제가 아니고 일파만파로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특정업종이 아닌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거다. 화훼업계, 농수산식품 등 부문별로 대책을 세운다고 하지만 제 생각엔 이를 벗어나 전체 시장을 범위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청년창업이 확산하면서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창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2016년 신설법인은 9만5000곳을 돌파했고 청년층 창업도 지난해 1∼11월 2만4661건을 기록했다. 세계은행이 평가하는 국내 창업환경 순위도 11위로 역대 최고수준이다. 이런 변화 위에서 우리는 그간 양적 확대에 골몰했던 ‘씨뿌리기’ 정책이 아닌 개개 업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개편하고 있다. 일단 성장 잠재력이 있는 창업기업을 선별해 패키지 방식으로 집중 지원해 글로벌 스타벤처(해외투자 유치 1억달러 이상, 글로벌 대기업과 2억달러 이상의 인수합병 등 조건 만족시키는 벤처기업)를 2020년까지 100개 육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또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선도대학, 팁스(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등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성과 중심으로 재편해 창업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

대담=김기동 산업부장, 정리=나기천·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주영섭 청장은

●경복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대우자동차 중앙연구소 엔진설계팀 ●GE써모메트릭스코리아 대표이사 ●GE써모메트릭스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 ●본텍 대표이사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 ●지식경제부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