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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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칼로리 섭취와 수명과의 관계' 30년 만에 '있다'로 결론

칼로리 섭취와 수명과의 관련성을 두고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연구와 실험 그리고 분석 끝에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18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원숭이(좌)와 양껏 먹이를 준 원숭이(우). 노화의 진행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과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측은 17일(현지시간) 영국 네이처지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칼로리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수명과의 관련성을 두고 상반된 결과를 발표해 학문적인 공방을 최근까지 이어왔다.

그러던 중 실험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칼로리를 제한한 원숭이의 평균 수명이 그렇지 않은 원숭이보다 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두 연구팀은 연령대가 서로 다른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결과가 상반됐다.

연구팀은 원숭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풍족할 만큼의 먹이를 제공하고, 다른 한쪽에는 먹이를 제한해 원숭이들의 수명과 성인병 발병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칼로리 섭취량을 30% 줄인 원숭이 집단이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칼로리 섭취 제한은 유년~청년기에 해당하는 나이(1~14살)에 시작한 원숭이 집단에게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중년기에 해당하는 나이(16~23살)인 원숭이들에게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한 수컷은 전체 평균수명보다 9년 긴 35년을 살았다.

또 연구팀은 죽은 원숭이를 해부해 질병 발병 등을 조사한 결과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시기나 암수구별과는 관계없이 제한을 둔 원숭이 집단에서 암 발생률이 15~20% 낮았고, 당뇨병, 뇌졸중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발병이 늦게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칼로리 섭취를 30% 줄인 원숭이가 더 오래 살았으며, 성인병 발병도 늦게 나타났다. 특히 암 발병률은 약 15~20% 낮았다.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소 이시가미 아키히토 연구부장은 "30년간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수십 년간 이어온 칼로리와 수명과의 연구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