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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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칩거' 최순실…특검, 금명 체포영장 청구

구치소에 칩거하며 박영수 특별검사팀를 향해 무언의 항의시위를 벌여 온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사진)씨가 결국 강제로 끌려와 특검 조사실 의자에 앉게 될 전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22일 최씨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할 뜻을 밝혔다. 영장 청구는 이르면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오늘(22일) 청구하면 오늘 중으로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집행은 내일(23일)이든 모레(24일)든 최씨가 일정이 없을 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씨는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에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특검 사무실로 불려나와 다시 강도높은 조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면 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될 수 있다.

최씨는 특검 수사 개시 직후인 지난해 12월24일 첫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특검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줄곧 불응해왔다. 그간 특검은 총 4차례 소환을 통보했는데 최씨는 △건강상 이유(지난해 12월27일) △정신적 충격(1월4일) △탄핵심판 출석과 재판 준비(1월9일) △특검 수사의 강압성(1월21일) 등 매번 이유를 달리한 불출석 사유서를 내며 버텼다.

특검팀은 딸 정유라(21)씨가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직후인 지난 4일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을 제외하곤 전부 터무니없는 ‘변명’이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씨가 삼성그룹에서 딸 정씨의 승마 훈련비 등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최씨를 추가 입건한 상태다.

이에 최씨 측은 “특검의 강압적 수사에 아주 죽을 지경”이라며 특검 해체와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보수세력를 의식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에 구인돼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혀 최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태훈·권지현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