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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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촛불시민 폄훼 논란’ 국민의당에 일침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을 트위터에서 ‘구태국민’으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당 강연재 부대변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정진우 부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광화문광장도 잠정휴업이 필요하다’ ‘합리적 이성이란 찾아보기 어렵다’ ‘구태국민’(표현)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아니라 안철수 의원의 신데렐라인 국민의당 모 부대변인의 말”이라며 “처음 들었을 때 귀가 의심스러웠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정 부대변인은 “(이는) 발언이 아니라 망언”이라며 “더 큰 문제는 자기정화력의 실종”이라고 지적했다. 강 부대변인의 트윗이 공개된 이후 “국민의 질타가 쇄도하고 있음에도 당사자는 물론 그 당의 대변인이나 박지원 대표조차 아무런 사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치러질 조기대선을 준비하는 안 의원과 국민의당은 촛불혁명을 부정하는 망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당은 다르지만 이런 수준의 부대변인이나 상대해야 하는 민주당 부대변인 신세, 국민에게 참 민망하다”는 한탄으로 글을 맺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강 부대변인의 발언이) 국민의당 생각이 아니면 즉시 당직을 박탈하고 본인은 사과하라”라며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강 부대변인과)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앞서 강 부대변인은 지난 21일 열린 촛불집회와 친박 맞불집회를 가리켜 “‘이석기 석방’이 나오고 ‘문창극 연설’이 나오는 걸 보니, 광화문광장도 잠정휴업을 할 때가 된 듯”이라며 “박정희 아님 노무현, 박근혜 아님 문재인. 좌 아니면 우. 도무지 합리적 이성이란 걸 찾아보기 어렵다. 세계는 넓고 경쟁은 치열하다. 구태국민이 새로운 시대 못 열어”라는 글을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이는 촛불집회 참가자와 친박집회 참가자를 싸잡아 ‘구태’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는 데다 같은 당 고연호 대변인이 밝힌 공식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눈보라와 혹한의 추위에도 지난주보다 더 많은 국민이 촛불집회에 참석해 개혁과 적폐청산의 함성을 외쳤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 여러분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었다.

논란이 커지자 강 부대변인은 23일 일종의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진보와 보수, 여와 야, 영호남 지역정서’를 모두 뛰어넘어 헌법정신 수호와 부패권력 척결이라는 대의로 하나되어 아름답게 마무리됐던 광화문 국민 촛불민심이 또 정치이념 투쟁으로 변질되는 일이 없길 바라며. 대다수의 국민을 위해서 미래 먹고 살 대책도 시급하다”고 썼다. 지난 트윗 글은 광화문광장이 이념대결의 장으로 변질된 것을 꼬집은 것이라는 뉘앙스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