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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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여학생 지원자의 외모를 보라…대학 조교수 발언 논란

대학원 입학면접 10여년 경력을 지닌 중국의 교수가 블로그에 여학생의 외모가 합격의 절대적인 조건인 것처럼 표현한 발언을 남겨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베이징 외국어대 언론학부의 챠오 무 조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과거 대학원 입학 면접관으로 들어갔다가 가슴 부분이 푹 파인 옷을 입고 들어온 여학생을 마주한 경험을 적었다. 

챠오 조교수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도 사람”이라며 “그 학생이 우리를 시험하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그 학생을 시험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면접 10여  경력을 지닌 중국 외국어대 언론학부의 챠오 무 조교수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여기서 블로그를 끝냈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는 이어 “가슴이 첫번째이고, 얼굴이 두번째며, 엉덩이와 다리가 서너번째 훑어볼 부분”이라고 이어갔다. 나아가 “(여성) 지원자들이 면접장에 들어올 때 얼른 전신을 살펴보라”며 “그들이 자리에 앉으면 당신은 처음 언급한 두 부분을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차오 조교수는 지난 10년간 대학원 입학 면접관으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은 '어떻게 10년이나 넘게 면접관을 할 수 있었느냐'며 그의 자질을 비난했다. 몇몇은 그가 언론학부에 재직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여학생의 외모를 유심히 살펴보는 일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편을 들기도 했다.

학교 측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다만 챠오 조교수가 3년 전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교단에 서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거세자 챠오 조교수는 한 매체에 “난 그냥 ‘느낌’을 밝힌 것뿐”이라며 “학교 측의 기준에 따라 대학원 지원자를 평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원자들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았다”며 “절대로 그들을 낮게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언론이 가세하는 등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챠오 조교수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블로그 게시물의 의미를 언론이 잘못 전달했다”며 “전체를 훑지 않고 일부만 짚어냈다”고 주장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