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혼자 기다리던 직장인 조범규(58)씨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조씨의 말마따나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을 만나고, 정을 나누기에는 명절만 한 때가 없다. 사는 게 아무리 팍팍해도 명절만큼은 그래야 한다.
가벼운 발걸음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한 가족이 열차를 타기 위해 걸어가면서 한복을 입은 아이를 들어 올리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설 연휴(26∼30일) 기간 전국에서 3115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정탁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역귀성한 어르신이 마중 나온 아들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
고향이 부산인 직장인 윤모(30·여)씨는 “가족과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며 “지난해 서울로 혼자 이사 와 살면서 가족들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설 연휴가 끝나는 30일까지 부산에서 지내다 올 예정이다.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경북 포항 출신 대학생 이정민(24)씨는 “타향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항상 그립더라”며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 목록을 적었는데, 다 해 달라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서울역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를 기다리는 한 아이가 케리어에 누워 있다. 남정탁 기자 |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차량 11만대가 서울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고, 다음 날 0시까지 34만대가 추가로 귀성 행렬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교통수요조사에서 이번 설 연휴 기간 이동하는 인구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설에 비해 4.5% 늘어난 3115만명으로 추산했다. 하루 평균 이동인원은 623만명이다. 설 당일인 28일에는 최대 796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서울역에서 경북 김천에서 역귀성한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들어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복을 입은 한 아이의 부모가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박진영·김지현·배민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