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를 3일 앞둔 4월10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서울시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전혜숙(광진구갑)·추미애(광진구을) 후보 합동유세현장에서 “담배값 올려서 서민 주머니 터는 정당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겠느냐”고 정부의 담뱃값 인상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세금을 올려도 담배 사는 사람은 줄지 않는다고 판단해 담배 값을 올렸고 그걸로 4조를 걷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이같은 주장이 서민층 애연가, 특히 시골 노년층을 파고 들면서 ‘여소야대’ 결과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새누리당 참패 원인을 담은 ‘총선 백서’에도 담뱃값 인상이 담겼다.
정가 안팎에서 4월말 5월초로 거론되는 ‘벚꽃 대선’에서도 담뱃값 인상이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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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기념간담회에서 출간소감을 밝히고 있다. 하상윤 기자 |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날,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담뱃값에 대해 서민들에게 가중된 세금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담집에서 “(세수가 부족하면) 당연히 재벌과 부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불쌍한 서민들을 쥐어짠 것”이라며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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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안아주며… 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23일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도 담뱃값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탐관오리 수탈 다름없는 담뱃값...인하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2015년 1월 국민건강증진 명분으로 담배가격을 2000원 파격인상(인상률 80%)해 판매량이 34% 줄어들 것이라 주장했으나 결과는 미미하다”면서 “명분없는 탁상공론에 간접조세를 강요한 수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판매량은 약 729억 개비로 전년도의 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20개비 한 갑 기준으로 보면 약 36억4000만 갑이 팔린 셈이다.
4.13 총선에서도 박근혜정부의 담뱃값 인상은 투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62%가 지난 총선때 담뱃세 인상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납세자연맹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담뱃세 인상 2년을 맞아 연맹 회원 2070명을 대상으로 2016년 12월에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흡연자의 경우 ‘총선때 담뱃세 인상이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에 영향을 주었나’라는 질문에 △큰 영향을 미쳤다(34%) △조금 영향을 미쳤다(28%)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30%) 등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담뱃값 인상 과정에서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샀다.
감사원에 따르면 담배회사들이 담뱃값 인상 이후 재고차익으로 약 7900억원을 챙겼지만 정부 부처들이 이에 대한 환수 규정을 마련되지 않아 부당이득이 국고로 환수되지 못했다. 재고차익이란 담배 제조·유통회사들이 담뱃값 인상에 앞서 출하한 담배를 인상 이후에 판매하면서 얻게 된 세금 차익이다.
이천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