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대하는 불확실성은 ‘대선 징크스’에 대한 관심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 5년 전 18대 대선에서도 여러개의 대선 징크스가 있었지만, 이 중 몇 가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으로 깨어졌다. 아직 남아 있는 대선 징크스는 지금 대선 레이스에 선 후보들에게 때로는 ‘부적’으로, 아니면 ‘혹시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불길한 기운으로 작동한다.
◆“안경 쓴 자는 패배한다”, “트럼프 나비효과”…이번에도 통할까?
대표적인 ‘대선 징크스’중 하나는 역대 대선후보 중 안경을 쓴 사람은 모두 패배했다는 것이다. 역대 대선후보 중 안경을 쓰고 당선된 이는 한 명도 없다. 대통령 재직기간 중 실생활에서 안경을 쓴 이는 윤보선·최규하·전두환·이명박 전 대통령 정도인데 윤·최 전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편에 속했고, 전 전 대통령은 간선제로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이 징크스는 18대 대선에서도 통해 안경을 쓰지 않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반기문, 안철수. |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안경을 안 쓴 후보다. 이를 의식했는지 안 전 대표는 얼마전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중) 그리고 유일하게 안경을 안 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도가 안경을 쓰지 않는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 |
◆깨진 징크스들도 있어…‘10년 주기설’ 등의 확인도
“직전 전국선거에서 패배하면 승리한다”는 징크스도 깨졌다. 1992년 총선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었던 민주자유당과 새천년민주당은 패배했는데, 정작 그해 말 대선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이 징크스도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대선에서 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깨졌다.
두 징크스 모두 ‘국민은 권력을 한 곳에 몰아주지 않는다’는 함의를 갖고 있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게 되어 더민주 소속 대선 후보가 기호 1번을 달 확률이 높다. 이밖에 18대 대선을 통해서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후보가 불리하다’나 ‘40대에서 패배하면 진다’는 등의 속설이 깨졌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징크스’는 ‘10년 교체설’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보정권 10년 뒤,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의 보수정권 10년이 이어졌으니 다시 진보정권 10년이 올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는 표본이 김·노 전 대통령의 한 차례에 불과해 징크스로 부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