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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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측 돌발행동’ 탄핵심판 막판 변수

헌재 ‘2말3초’ 결론 가시화 전망 속 대리인단 전원 사임 땐 심리 난항 / “추가 증인 신청” 장기전 노골화
‘늦어도 3월13일 전에는 탄핵심판 결론이 나야 한다’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64·사법연수원 13기)의 발언으로 ‘2말3초’ 결론이 가시화하면서 헌재가 2월 탄핵심판 심리를 위한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측은 대리인단 전원 사퇴는 물론 다음달 1일 추가 증인 신청을 예고하는 등 장기전을 불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헌재에 따르면 31일 박 소장의 퇴임 이후 직무대행을 맡게 될 이정미(55·〃 16기) 재판관과 주심인 강일원(57·〃 17기) 재판관 등이 설 연휴에도 출근해 기록검토에 매진하는 등 2월부터 시작될 ‘8인체제’에 대비했다.

헌재는 다음달 1일 모철민(59) 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 3명을 포함해 7일과 9일까지 총 9명의 증인신문을 확정한 상태다. 이대로 증인신문이 마무리되면 통상적으로 변론 종결 후 1∼2주 진행되는 재판관 평의 기간을 포함, 이 재판관의 퇴임 예정일인 3월 13일 이전 선고가 가능하다.

이 재판관의 퇴임을 40여일 앞둔 현재 ‘막판 변수’는 대통령 측의 돌발행동이다. 대리인단은 헌재가 ‘데드라인’을 둔 상태에서 심리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이날 “다음달 1일 10차 변론에 지난번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인원을 포함해 새롭게 증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심리 지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차 공개 변론에 참석한 이중환 변호사 등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변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하상윤 기자

앞서 이들은 헌재와 국회 측의 ‘내통’을 의심하며 “헌재가 심판을 서두르면 전원 사퇴 등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헌재는 심판 결과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재판관 정족수인 7명을 가까스로 채우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재판관마저 임기만료로 자리를 비우면 7명의 재판관 중 6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리인단이 전원 사임하게 되면 대리인 재선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등 심리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학계에서는 심판 대상인 대통령의 변호사 유무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헌재가 조속한 결론을 위해 대리인단 없이 심리를 강행할 경우 대통령 측의 ‘방어권 행사’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등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헌재의 고심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