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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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생일 朴 대통령, 참모들과 국수 오찬…"사드· 공무원 연금개혁 잘한 일"

박근혜 대통령은 2일 65번째 생일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들과 국수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외교와 경제 관련 현안들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이날 오찬은 청와대 관저 내 응접실에서 낮 12시부터 1시간50분 가량 진행됐으며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 3실장과 10명의 수석들이 함께 했다.

오찬 메뉴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칼국수였으며 한식다과와 디저트용 케이크가 준비됐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인 점인 감안, 별다른 자축행사 없이 조용히 지낼 예정이었지만 청와대 참모진들이 인사차 관저를 찾아가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엄중한 시국을 고려해 생일 케이크는 준비하지 않았으며 생일축하 노래 등의 떠들썩한 세레모니 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선물 대신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작은 꽃다발을 준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찬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 및 대통령 대면조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60~70%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한 등 외교안보 현안 이야기였다"며 " 대통령은 나라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는 가운데 차분하고 담담하게 특검 조사와 헌재 심판에 임할 것이란 느낌을 받고 왔다"고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김 안보실장과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면담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10여일 만에 국방장관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보낸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일본, 독일 등의 나라에 대해 보호무역과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유로 환율정책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국방장관을 제일 먼저 보내서 한·미 군사협력 등을 공고히 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이 이나겠냐"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드 배치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사드 결정은 잘한 것이고 한미동맹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한·일 군사비밀정보 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선 "체결에 반대가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잘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름대로 중요한 결단의 조처였다"고 자평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자유학기제 도입 등도 성과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IT 선진국이고 인공지능(AI) 등에 있어서 굉장히 앞서가고 발전해나가는 단계에서 일자리 문제 등에 큰 변화가 있는데 이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칩거 중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읽었다면서 "IT 발전도 중요하지만 인간적 측면에 있어서 사람들이 기계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도 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생일을 맞은 박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전해달라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또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과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

중국 팬클럽인 '근혜연맹'에서는 박 대통령의 건강과 한·중 관계 발전을 기원하는 내용의 엽서와 달력, 티셔츠가 생일 선물로 도착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