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지구환경 위기, 과학으로 극복 가능”

[세계일보 설립자 탄신·기원절 4주년 기념] 국제과학통일회의 이모저모 / “청색 LED 식량난 해결 도움”… “환경변화로 신종 전염병 창궐” / 노벨상 수상자 등 60여명 참석… 과학의 역할 주제로 열띤 토론
4, 5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23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는 ‘지구 환경의 위기와 과학의 역할’을 주제로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번 회의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과학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과학 기술의 기여, 통합적 논의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에너지 위기, 과학으로 극복 가능”

폐막 당일인 5일 열린 세 번째 세션에서는 인류 문명의 이상과 과학에 대한 시각, 과학의 현주소가 논의됐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지구 평화가 위기인 것은 인구 증가와 에너지 부족에 기인한다”며 “과학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인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특히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긴 청색 LED(발광다이오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그는 “식물을 재배하는 데 열이 발생하지 않는 청색 LED를 사용할 수 있다”며 “청색 LED가 식량난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색 LED 구조를 조금 바꿔 개발한 UV(자외선) LED를 통해서는 물의 박테리아나 대기 중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죽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자의 강연을 듣고 있다.
남제현기자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려면 태양열과 같은 대체 에너지 사용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요시유키 아메미야 도쿄대 첨단과학대학원 교수는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지구온난화 간 상관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인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와 석탄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럴드 폴락 워싱턴대 교수(생명공학)는 혁신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폴락 교수는 “오늘날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과학적 혁신의 질은 더 떨어졌다”며 “기존의 사고방식에 도전해야만 과학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뤼크 몽타니에(Luc Montagnier)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인류의 건강이 경제보다 중요해”

전날 ‘세계정상회의(World Summit) 2017’와 함께 열린 첫 번째 세션 주제는 △과학의 한계와 보편적 가치의 혜택 △지구의 환경적 위기와 과학의 역할이었다. ICUS의 과학자들은 물론 세계정상회의에 참석한 120개국 전·현직 국회의원과 국가 지도자 등 80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연사로 나선 뤼크 몽타니에(프랑스·사진) 박사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과제로 신종 전염병 창궐을 꼽았다. 그는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1차 세션에서 마틴 라미레즈(Martin Ramirez) 스페인 네브리자 대학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몽타니에 박사는 “새로운 전염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류의 건강, 보건보다 경제가 더 중요할 수 없다”면서 의학 발전의 4대 원칙으로 ‘4P’(Prevention·예방, Prediction·예측 Personalization·개인화, Participation·참여)를 제시했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2차 세션에서 경희대 장 진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미국의 생물공학 연구소인 IBT(Innovative Biophysical Technologies)의 글렌 라인 박사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화석연료와 화학물질 사용, 과소비, 산업 폐기물 등이 환경 문제의 원인”이라며 “과학기술이 이 같은 문제 해결에 효과가 있을 경우 투자를 늘려 생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국제과학통일회의 간담회에서 한학자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문선진 천주평화연합 세계의장.
남제현기자
ICUS는 1972년 문선명·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창립했으며, 이번 23차 ICUS는 2012년 문선명 총재 성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됐다. 한 총재는 4일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74억 인류의 생명, 지구의 존속을 위협하는 일들을 막아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건강한 지구 한가족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독려했다.

박진영·배민영·이창훈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