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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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박 아바타·공동책임론'… 황교안의 아킬레스건

황 대행 대선 길 ‘박근혜 그림자’ 벗기 관건 / 반기문 중도하차 계기로 입지 구축 / 지지율 두자릿수… 연일 고공행진 / 박근혜정부 공동책임론·아바타 / 병역면제 검증 공세 등 걸림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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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습니다.”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참석차 본회의장을 찾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같이 답하며 침묵 행보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국회 방문이었지만, 이번에도 대선 출마 여부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요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은 여권 유력 대선후보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를 계기로 보수진영 잠룡군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달라진 황 권한대행 위상은 급상승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증명한다. 지난해 말 5% 안팎이었던 그의 지지율이 어느새 10% 초중반대로 치고 올라왔다.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박근혜정부 공동책임론’ ‘박근혜 아바타’ ‘병역면제 검증’이라는 3대 아킬레스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이 6일 경기도 판교에 소재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다스아이티를 방문, 관계자들과 함께 직원 복지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황 권한대행은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요청에 대해 최종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특검의 협조요청에 굳이 답을 드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침은 야권이 주장하는 황 권한대행의 ‘박근혜정부 공동책임론’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피의자를 두둔하고 사실상 증거인멸을 용인하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특검 조사 방해 책임을 물어 야 3당이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결의해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향후 특검 활동기간 연장 문제를 놓고서도 황 권한대행과 야권이 다시 대립각을 세우며 힘겨루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현 정부 임기 초반부터 누적된 ‘박근혜 아바타’ 이미지도 황 권한대행 대권가도의 걸림돌이다. 박근혜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2015년 11월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밝히며 직접 국무총리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인용할 경우 박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충실히 이행한 황 권한대행의 입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태극기 민심’을 비롯해 탄핵 반대를 촉구한 보수 지지층의 구심점 역할과는 별개로,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연 확장의 문을 닫아둔 탓이다.

특검과 헌재의 문턱을 무사히 넘더라도 매서운 검증 공세의 관문이 황 권한대행을 기다리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시점과 맞물려 ‘박연차 23만 달러 수수설’ 등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 황 권한대행의 경우 탄핵심판이 마무리되는 즉시 야권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황 권한대행 검증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사건, 세월호 참사 외압 의혹, 병역 면제과정 등을 집중 파헤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