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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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학업중단 위기 학생, 관심·사랑으로 치유"

우수사례 공모전 최우수상 김정훈 교사/티처 홈스테이로 1박2일간 상담/'부자데이' 통해 아버지와 소통/ 상처 딛고 꿈 표현… 학업포기 '0'
김정훈 울산 남창중 교사가 최우수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결국은 관심과 사랑, 기다림이더라고요.”

교육부 주최로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업중단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학교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훈(43) 울산 남창중 교사의 말이다.

김 교사는 학생안전복지부장으로 지난해 60명에 가까운 위기·취약 학생들에게 다양한 어울림·상담·치유 프로그램을 진행, 학업중단 학생 제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울산 외곽 농촌지역에 위치한 남창중은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강하고 결손가정이 많아 위태로운 학생들이 많았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도 해마다 3∼5명 생겼다.

김 교사는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합심해 이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사들이 먼저 나섰다. ‘티처 홈스테이’로 교사가 상담이 필요한 학생과 1박2일 동안 함께 지내며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도 ‘사과데이&고맙데이’에는 친구들끼리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점심시간 반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표현하는 ‘쁘띠 발표회’를 가졌다.

김 교사가 손꼽는 남창중의 최고 학업중단 예방 프로그램은 ‘부자학교 부자데이’다. 하루 동안 아버지와 아들 20팀이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행사다. 김 교사는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무서워하는 학생들이 꽤 많았던 것에 착안했다”며 “처음에는 서로 머쓱해 휴대전화만 바라보다가도 같이 말을 타고 활쏘기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들만 둘인 김 교사의 고달픈(?) 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그는 “나이도 어린 놈들이 벌써부터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눈치”라며 “하루에 10∼20분씩이라도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취약 학생들을 보면 대체로 집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든, 교사든, 친구든 간에 진정한 치유는 사랑이고 애정이고 인내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학교와 꿈키움멘토링, 지역사회 지원기관, 학생 등 4개 부문에 걸쳐 73명이 상을 받았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