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대형 유통센터에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난 남편 김경환(44)씨와 아내 김미정(43)씨. 남편의 끈질긴 구애 끝에 아내는 마음을 열었고,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부부의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아내의 외로움이 점점 깊어졌고, 부부의 사이는 멀어졌다. 미정씨는 이른 아침부터 편의점으로 출근한다. 이전에 했던 문구점이 실패하면서 이번에는 꼭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편의점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16시간가량 편의점에 있어도 찾는 손님은 한 시간에 한두 명 수준이다. 부진한 매출 탓에 가게 부채만 쌓이고 있다. 미정씨는 괜히 가게일을 시작해 가족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
20일 EBS1 ‘달라졌어요’는 남편의 노력에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내의 사연을 전한다. EBS 제공 |
연애 시절 미정씨에게 남편은 유일한 의지처였다. 그런 남편을 믿고 결혼했지만, 결혼 후 남편은 미정씨를 더 외롭게 했다. 남편은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의 부재로 아내는 집안일부터 아이 셋을 돌보는 일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아내를 괴롭게 했던 사건은 따로 있었다. 당시 남편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한 아내는 결국 화병까지 났다. 그 일 이후 우울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외로움을 호소하는 아내.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