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층간을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우리는 그 자동문 앞에서 두 번 분주하다. 탈 때는 놓치지 않으려 서두른다. 일단 타고 나면 바로 ‘닫힘’ 버튼을 찾는다. 가만히 있어도 닫히는 문을 두고 묘한 강박에 사로잡힌다. 어떤 이는 쇼트트랙 선수의 마무리처럼 결승선 안으로 발을 뻗어 넣기도 한다. 그러나 손가락은 발보다 빠르다.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이 하얗게 닳았다. 오랜 세월 손가락질을 받아낸 흔적일 것이다. 마주 보는 검은색 화살표의 끝을 찬찬히 살펴봤다. 과연 몇 명이 얼마나 이 버튼 앞에서 조바심을 느꼈을까? 함께 가기 위한 잠깐의 정적은 허락되지 않는 걸까? 말끔한 열림 버튼이 말없이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