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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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적임” 서로 약점 파고들며 맹공

사다리게임으로 발언 순서·자리배치…토론회 스케치
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첫 토론회에서 예비후보 4명은 저마다 자신이 당 후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오후 6시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이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열린 경선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토론회장에 도착한 네 후보는 가장 먼저 ‘사다리 게임’으로 발언 순서를 결정했다. 본격적인 토론 시작 전 문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주도권 토론’을 상기하며 ‘대선 재수생’으로서 공정한 토론을 당부했다. 이어 “(지난 주도권 토론회 당시) 그때 박근혜 후보의 실력이 드러난 셈인데, 그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지지율 2,3위인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예상대로 문 전 대표에게 집중 공세를 펼쳤다. 문 전 대표도 이에 질세라 질문 끊기를 반복하며 적극 반박했다. 답변 기회가 적었던 최 시장은 군소 후보에 대한 당의 차별을 지적하며 문 전 대표를 향해 “탄핵 얘기하더니 당신은 좋은 예능프로 다 나가더라”라고, 안 지사와 이 시장에게는 “대화마다 공정, 배려 운운하는데 저에게는 질문을 잘 안 한다. 아무래도 절 무시하는 것 같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2시간의 열띤 토론을 마친 후보들은 저마다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문 전 대표측은 “가장 잘 준비된 후보임을 입증했다”고, 안 지사는 스스로에게 ‘70점’을 주며 “좀 부족했다 싶은 대목도 있지만 그게 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측은 “이 시장이 제일 잘한 것 같다. ‘싸움닭’ 이미지 대신 안정감 있는 후보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