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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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인간의 가치 역행 땐 맞서야”

미국인 禪수행자 노먼 피셔 방한
“트럼프, 美 우선주의? 사람이 우선”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가치나 존재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에 부합한다면 잘 습득해야 하고, 인간적 가치에 역행한다면 저항해야 한다.”

미국에서 선(禪) 수행자로 유명한 노먼 피셔(Norman Fischer·사진)는 8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선 수행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노먼 피셔는 “미래 기술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빠져 있다. 우리는 인간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불교의 선 수행이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노먼 피셔는 일본불교 조동종(曹洞宗) 스즈키 순류(71) 선사로부터 선맥을 이어받았다. 1995∼2000년 미국 불교의 발원지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선 센터의 주지를 지냈으며 2000년에는 에브리데이 선 공동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구글의 명상 프로그램인 SIY(Search Inside Yourself) 개발 자문 역을 맡아 ‘구글의 수도원장’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노먼 피셔는 SIY 프로그램에 관해 “사람들의 자기자각 능력을 높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자기자각이 높아진다는 것은 감정에 대한 이해력을 향상하고 감정에 휩쓸려 지배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먼 피셔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우선”이라면서 “사람만이 우선은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산과 물, 공기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입국한 노먼 피셔는 첫 방한에 맞춰 그의 저서 ‘마음 훈련 : 미친 세상에서 평온하게 살기 위한 59가지 매뉴얼’(팡세)을 번역·출간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