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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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일가 부정축재 끝까지 캔다

2700억대 재산 불법조성 의혹/최순실 뇌물죄 인정 땐 빈털터리/내주 대기업·우병우 부인 소환/檢 “탄핵 정국과 무관하게 수사”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의 2700억원대 재산 대부분이 불법적으로 조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고환수가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

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결과에 따르면 최씨 부친 최태민(1994년 사망)씨 일가 재산은 확인된 것만 2730억원에 이른다. 특검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최태민씨 등 사망자 6명을 포함해 총 70명이다. 특검은 약 3개월 동안의 추적에서 이들이 국세청 신고가 기준 2230억원에 달하는 토지·건물 178개를 보유하고 예금 등 금융자산도 약 500억원이나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최씨 언니인 최순천씨 재산이 1600억원대로 가장 많으며 최씨가 직접 소유한 토지와 건물 36개는 거래 신고가 기준 228억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특검은 시간 부족의 한계로 최씨 일가가 이 같은 막대한 자산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축적했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최태민씨는 1970년대부터 새마음봉사단, 육영재단, 영남학원 자산을 빼돌려 은닉했으며 그 과정에 박 대통령의 묵인이나 도움이 있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각에선 최씨가 독일 등 해외에 수조 원대 차명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금이 대통령 정치자금과 연관이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최태민씨 부녀와 일가의 불법 재산형성 의혹은 특검법상 14개 수사대상 중 하나였다.

특검 수사기록을 모두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시간을 갖고 최씨와 일가 재산을 계속 추적해 부정축재 여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최씨가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비 등 명목으로 삼성에서 받거나 받을 예정이었던 뇌물 액수가 433억원에 이르는 만큼 뇌물죄가 인정되면 최씨는 ‘빈털터리’로 전락할 수 있다.

검찰은 특검이 인계한 6만쪽가량의 수사기록 검토를 이번 주까지 끝내고 다음 주부터는 SK·롯데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의 통화내역 추적에서 최씨 측근이자 김영재(55) 성형외과 원장 부인인 박채윤(48)씨와 통화한 정황이 드러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 이모씨도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탄핵정국과 관계없이 수사해 마무리를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김건호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