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55)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앞서 이같이 운을 뗐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 탄핵소추 이후 그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92일에 대한 소회였다.
선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임기만료로 물러난 뒤 바통을 넘겨받아 38일간 탄핵심판 심리를 이끌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소송 지연 의도가 명백한 무더기 증인 신청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국회 측 수석대리인”으로 지목한 기피 신청까지 꺼내들자 재판장으로서 강력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했다. 불필요한 증인 신청은 대부분 기각했고 재판관 기피 신청도 10여분 만에 각하해 버렸다. 심판정에서 소란을 피운 방청객에겐 즉시 퇴정 조치를 내렸다.
그러면서 변론기일 때마다 국회 소추위원단과 박 전 대통령에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해를 입힐 언행을 삼가라”고 거듭 경고했다. 선고 당일까지도 심판정에서만 입을 열었을 뿐 심판정 밖 취재진의 질문에는 한마디 대답도 하지 않았다.
‘헤어 롤’ 못 풀고 출근 10일 이른 아침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에만 집중하느라 미처 깜박한 듯 머리에 미용도구(헤어 롤)를 꽂은 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는 13일 6년 임기가 끝나는 그를 두고 누리꾼들은 “퇴임식 사흘 전까지도 심판에만 진력한 모습에 존경심을 느낀다” 등 찬사를 보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