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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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공정한 선거관리 성실 이행”… 대선 불출마?

국무회의·대국민 담화서 강조
‘심판 역할’ 우회적으로 시사
여권선 내년 서울시장 도전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10일 국무회의 모두발언과 대국민 담화에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안정적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 등 헌법과 법률에서 부여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부처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만큼, 선거일 지정 등 관련법에 따른 필요한 준비를 서둘러 달라”며 “선거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다음 정부 출범 초기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대국민 담화에서도 차기 대선 관리와 관련해 “혼란을 넘어서 화합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국정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는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용덕 중앙선관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선 공정한 선거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황 권한대행은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공명선거 풍토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협조·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행보가 대선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 레이스를 뛰는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는 보수 진영에서는 가장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탄핵에 내각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국정수습을 마무리하지 않고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탄핵정국을 잘 마무리한 뒤 내년 서울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원하고 있어 출마를 결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일까지는 선거일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주 중에는 황 권한대행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y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