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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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와 상관 없어요"…상장사들 뒤늦은 양심고백

그동안 ‘대선 테마주’로 분류됐던 상장기업들이 헌법재판소의 10일 대통령 파면 결정 후 뒤늦은 '양심선언(?)'에 나서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하루만 해도 바른손, 위노바, 우성사료, 우리들휴브레인 등 문재인·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던 기업들이 잇따라 “아무 관계도 없다”고 선언했다. 지난달에도 광림과 KD건설·엘디티·원풍·자연과환경·SG충방 등도 각각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과거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주요 공시 사항이 없다”고 ‘눈 가리고 아웅’하던 행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들 종목이 이미 상당 기간 테마주로 묶여 주가 상승을 즐겼다는 점에서 해명공시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증권가에서는 잇따른 ‘양심선언’이 테마주로 분류돼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기업에도 좋을 것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의 테마주 관련 조치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달 '테마주 등 이상급등종목 감시·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정치테마주를 '집중관리종목'으로 지정해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고 필요하면 금융당국과 공동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상 급등 정치테마의 종목명도 밝히기로 했다. 지난 1월 9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정치테마주 특별조사반은 8개 종목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다. 또 제보가 접수된 4개 종목과 자체 감시를 통해 인지한 1개 종목 등 5개 종목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