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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시작이다] "서로 상대방의 차이 존중… 소통 통해서 '공존' 모색해야"

대선주자에 바라는 리더십…‘박근혜의 불통’ 반면교사 삼아‘대립적→유연한 리더십’ 전환 상실감에 빠진 보수측 보듬고‘적폐청산’ 확고한 의지 보여야/ 안보적 안목·전략적 지혜 필요
각 분야 전문가들은 5월로 예상되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의 키워드로 가장 먼저 ‘통합’을 꼽았다. 경제, 복지 이슈가 선점했던 과거 대선과 달리 사회 통합이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갈라진 이념·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일보가 12일 각계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월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리더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다수가 ‘통합’ ‘공존’ ‘포용’ ‘화합’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탄핵 찬성 촛불집회와 이에 맞선 태극기집회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절하고 통합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정치학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소통을 못했고, 통합을 얘기하면서도 자꾸 갈등을 유발하는 통치 방식을 이어갔다. 국가의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리더십은 서로 차이를 존중하고 소통을 통해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상실감에 빠진 보수세력을 보듬을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학 교수는 “탄핵 결정으로 패배한 보수세력의 분노와 적개심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사회통합 프로그램 개발을 제시했다.

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후보들에게 포용과 유연한 리더십은 물론 경제를 살리는 리더십을 주문했다.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역지사지의 리더십, 최대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도 “대립주의적 리더십에서 유연한 리더십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국론 통합을 하고 경제를 살리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쪽 의견만을 듣지 말고 계층 간 충돌을 자극하는 분열적인 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주체 다시 말해 기업들의 역량을 최대한 인정해 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창의적으로 외교를 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통합의 리더십과 함께 한반도 국제정세에 대한 통찰을 주문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오늘처럼 온 사회가 사분오열로 서로 갈등하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온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면서도 “한반도 상공에 몰아오는 대규모 토네이도를 생각하면 외교와 국방 등 안보적 안목과 전략적 지혜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태규 한국외교협회장은 “통합 리더십과 한반도 국제정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대선 후보들은 국론분열과 긴박한 국제정세에 대한 상황인식은 물론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해결책을 갖고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법학 전문가인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대선 후보들은 권력의 사유화에 대해 단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통해 분열된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