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정상화 회동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주승용·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남정탁 기자 |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13일 “사실상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으므로 이제 권력은 국회로 넘어갔다”며 “황 권한대행은 법적 지위가 약해진 만큼 철저하게 국회 의견을 물어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정치학 교수는 “국회의장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5당(정의당 포함)이 조기 대선까지 국가 현안들을 함께 풀겠다는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회와 정부 간 정책협의회 채널이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 교수도 “대선 기간만큼은 정쟁을 중단하고 국정 정상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초당적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날 4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정례 모임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의미있는 출발로 평가된다. 이들은 헌재 탄핵 인용 결과에 승복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하지만 대선 분위기가 고조되면 정부와 국회의 협의 체제가 제대로 가동되기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이 적지 않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탄핵사태 동안 100개가 넘는 개혁입법 중에 한 건도 처리되지 못한 게 정치권의 실태”라며 “황 권한대행체제에서 관련 입법이 이뤄지려면 국회와 협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대선 당시 정기국회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협치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장관은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빗대 정부가 우선적으로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 전 장관은 “정부가 국회에 무조건 협조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국회도 움직일 것”이라며 “최대한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다당체제에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큰 만큼 대선 이후에도 다당체제로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60일간의 협치’ 실험이 대선 이후 정국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y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