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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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전임자, 골머리 앓는 까닭은?

노동조합 활동을 빌미로 업무에 태만한 이들 때문에 정당한 노조 전임자(근로시간 면제자)가 곤욕을 치르고,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의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조 전임자는 노사교섭과 산업안전, 고충처리 등 노무관리 업무를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아 임금을 받는 것은 법으로 보장받는다.

문제는 정치활동을 위해 병가나 휴직 등을 내고, 이를 회사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노동탄압’으로 몰아가는 직원들이 있다는 점이다.

사측에서는 병가나 휴직을 받아주지 않으면, 흑색선전과 함께 법적 소송 등으로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해 업무 태만자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노조 활동을 빌미로 업무 태만자를 방치하다 보면,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직원의 사기까지 떨어진다는 게 큰 고민이다.

실제 국내 한 기업은 A씨 때문에 수년째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몇 해 전 A씨는 디스크 치료 등을 사유로 병가를 신청하고, 회사에서 이를 받아주지 않자 무단 결근과 조퇴 등을 저질렀다.

사측은 디스크 환자라면서 사내 체육대회에 축구선수로 출전한 것은 물론, 업무는 소홀히 하면서도 시민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고 병가 승인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고 한다.

업체는 A씨의 무단결근을 방치할 수 없어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국 해직을 결정했다. A씨는 이를 부당하다고 법원에 제소, 지난해 최종 복직 처분을 받았다. 법원은 업체가 A씨의 무단결근을 징계한 것은 마땅하지만, 해직은 너무 과도한 처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체는 다른 직원들과 형평성을 위해 기본급의 2%만 삭감하는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는데, A씨는 이마저도 부당하다고 제소했다. A씨 때문에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업체경징계마저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업체 관계자는 “외부에 회사를 욕하고 다니면서도 급여는 꼬박꼬박 챙기는 A씨의 처사가 괘씸하지만, 또다시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호루라기 재단법인을 통해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호루라기 측은 "A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기사다. 항의하며 즉각 정정기사를 낼 것을 요구한다"며 "기사에 실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체 관계자들은 A씨가 누군지 바로 알 수 있다. 또 A씨는 업체의 사기행각을 고발했던 공익제보자이다. 이후 부당해고 소송 등을 통해 복직했으나, 징계 처분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현직 노조 위원장도 아니고, 노조활동을 빌미로 업무에 태만한 사실도 없다. 무단결근 및 조퇴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10년 이상 근속자의 휴가제도를 신청해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아 논문을 집필한 것이다. 국회 토론회 역시 한차례 참석했을 뿐이다. 또한 이번에 그 어떤 대선 캠프에도 들어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정정보도문] "'노꾸라지'를 아시나오" 기사 관련

본지는 지난달 14일 “‘노꾸라지’를 아시나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재단법인 호루라기 측은 이 기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공익제보자인 KT 전임 노조위원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어 정정기사를 낼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호루라기 재단 측은 기사와 같이 전임 노조위원장이 노조활동을 빌미로 업무에 태만했던 것도 아니며, 몇 해 전 디스크 치료 등을 사유로 병가를 신청했으나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무단 결근과 조퇴를 일삼았다고도 보도했는데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전해왔습니다. 

공익제보를 한 것을 빌미로 이씨를 쫓아내기 위해 갑자기 집에서 왕복 5시간이나 걸리는 원거리로 전보발령했고, 장거리 출퇴근으로 허리 통증이 악화되어 병가를 신청하자 승인하지 않았으며, 이에 병원치료를 위해 결근하자 무단결근 등으로 해고했던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법원이 전임 노조위원장의 해고를 둘러싸고 회사 측과 벌인 소송과 관련해 내린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재단 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돼 정정하겠습니다.

법원 판결문에는 회사 측이 공익신고를 한 전임 노조위원장을 조직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출·퇴근을 하는데 왕복 5시간이 소요되는 원거리로 전보시킨 뒤 이에 따른 허리 통증이 악화되어 병가를 신청하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승인하지 않아 무단 결근으로 처리한 다음 이를 빌미로 해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기사 중 노조 전임 위원장이 사내 축구대회 선수로 출전하고 시민단체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병가 승인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회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담았다고 재단 측은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노조 전임 위원장이 사내 체육대회에 축구선수로 출전한 것은 아니고 노조활동을 같이했던 이의 체육행사에서 잠깐 축구를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사내 축구대회 선수로 출전했다는 기사 내용을 정정하겠습니다.

아울러 기사에서 노조 전임 위원장이 최근 논문집필을 이유로 휴직한 상태에서 국회 토론회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어 비난받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재단 측은 10년 이상 근속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리프레쉬 휴가제도를 신청해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아 논문을 집필하고 있는데, 이를 노꾸라지 행태라고 비난했다고 밝혀왔습니다. 아울러 국회에도 ‘KT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라는 토론회에서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해 한차례 참석했을 뿐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기사는 KT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지난 대선 기간 중에 야당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에도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시점에 휴직에 들어간 것에 대해 몇몇 직원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면서 “대선 때마다 갖은 핑계로 회사를 떠나 정치권 주변을 돌아다니는 노조 전임 위원장 때문에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썼는데, 이씨는 지난번 대선은 물론 이번에도 어떤 후보의 캠프에도 들어간 적이 없어 전혀 사실 무근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취재 결과 노조 전임 위원장은 과거 공익제보자 관련 모임에서 모 대선 후보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사에 나온 것처럼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소문이 나돌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정치권 주변을 돌아다니는' 등 과장된 표현을 담은 관계자 멘트를 그대로 인용한 데 대해서는 정정하겠습니다. 

재단 측은 또 이런 기사를 작성하면서 당사자의 해명을 전혀 듣지 않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비난하는 기사를 썼다며 정확한 취재와 함께 사과 및 정정기사를 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 부분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는 바입니다. 일방적인 취재 및 법원판결문 해석의 일부 오류 등에 대해 인정하고, 거듭 사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