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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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예비역 장성 “사드 무력화 장비 갖고 있다”

홍콩 언론 보도… 대응전략 시사 / “전자기 기술로 레이더 교란” 주장 / 전문가 “엄청난 전파 출력 필요 / 위치 바로 노출돼 가능성 낮아”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견제하기 위해 산둥(山東)반도 지역에 자체 대응 장비를 배치할 것이라고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 중인 인민해방군 예비역 장성이 밝혔다. 이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사실상 인정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에선 사드 레이더 기능의 효용성 논란이 이는 가운데 중국의 대응 장비가 실제 사드 레이더 운영에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난징군구 부사령관 출신인 왕홍광(王洪光) 예비역 중장과의 인터뷰를 인터넷판 톱기사로 전하며 “중국 정부는 차기 한국 정부에서도 사드 정책을 바꾸거나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왕 전 중장은 “중국이 사드 레이더를 무력화할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가 작동하기 전에 배치를 완료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대선이 실시되기까지) 두 달이나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중국은 그런 장비를 구비하고 있고, 이제 정확한 지점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군사 평론가인 웨광(岳剛) 예비역 대령은 가장 이상적인 사드 대응 장비 배치 장소는 한국을 마주보는 중국 동해안 산둥반도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사드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지만 사드 파괴는 전시에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력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전자기 기술을 이용해 교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인 예약자 한 명도 없이 출항 14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에서 진천항운 소속 인천∼톈진 국제여객선 천인호(2만6000t급)가 출항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오는 16일 중국 톈진에서 출항해 17일 인천으로 입항하는 이 여객선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현재까지 중국인 예약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인천=연합뉴스
한 항공장비 전문가는 “중국은 한국의 사드 기지 주변에 유인 또는 무인 비행기를 보내 레이더 신호를 방해할 수 있다”며 “중국의 모든 군대는 레이더 신호를 방해할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왕 전 중장은 인터뷰에서 중국의 가장 큰 우려는 한국 사드뿐 아니라 미국이 일본·싱가포르·필리핀은 물론 대만에도 사드를 배치해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반발에는 사드를 통한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을 막아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국 군 당국은 중국군의 사드 대응장비가 사드 레이더를 교란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를 교란하려면 대출력 전파를 쏘아야 하는데 위치가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며 “항공기의 경우도 제한된 공간에 대출력 장비를 싣는 것이 문제이고, 탑재한다고 해도 전파방해에 성공하려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와야 해서 바로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도 “(사드 레이더에 영향을 주려면) 엄청난 전파 방해를 해야 한다”며 “그만큼 대출력 전파를 쏜다는 것은 사실상 전자전 공격이니 다름없어 전쟁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박수찬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