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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이 길어진 것도 불만이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입구 골목이 삼릉초의 후문 통학로라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면서 전교생 500여명 중 상당수가 정문으로 200여m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등교하던 6학년 임모(12)군은 “교장 선생님이 학교 마치고 운동장에서 놀지 말고 후문으로 다니지 말라고 했다”며 “매일 후문으로 다녔는데, 막히니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연일 집회가 벌어지면서 어린 학생들이 애꿎게 피해를 보고 있다. 친박 지지자들의 극성스런 시위로 사저 인근 주민들이 겪는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 챙기는 학부모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부근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는 동안 하굣길 어린이를 동반한 여성이 그들과 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지나가고 있다. 하상윤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 도로에서 어린이들이 집회중인 ‘친박’ 단체 회원들 앞을 지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사저 인근에 마구잡이로 내걸린 현수막도 마뜩잖다. “박근혜 국민 대통령님 환영합니다!” “종북좌파 척결한 우리 국민 대통령 박근혜”와 같은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철거를 건의하는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하루에 40∼50건이나 오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제지 당하는 박근혜 지지자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경찰들에 항의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가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담벼락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 |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
이에 따라 삼릉초 학부모들은 15일 “학교 인근 집회 신고를 철회해 달라”는 탄원서를 경찰에 낼 계획이다. 학교 녹색어머니회 봉사자인 김모(40·여)씨는 “내일 학부모총회가 열리는데 단체로 학부모 서명을 받아 구청이나 경찰에 민원을 넣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배민영·이창훈 기자 007@segye.com